개천절 기념 독서.
100호 특집으로 나온 문학동네의 별책부록을 다 읽었다.
아뇨, 문학은 그런 것입니다
제목이 좀 그렇지만 저렇게 책 제목을 단 이유가 있겠지.
별책부록이라고 되어는 있지만 장장 440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이다.
하긴 100명의 시인과 소설가의 글(원고지 15매 정도 써달라고 했던 모양이다)을 때려넣으려니 두꺼울 수밖에...
새삼, 독서의 재미에 푹 빠져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내친김에 모처럼 하얗게 표백된 내 마음의 표현방식으로 이 블로그도 새단장을 했다.
해경씨의 새로 단장된 블로그가 너무 이뻐서 다 베껴버린 것이다.
좋은 점은 무엇이든 본받아야겠지...^^
해경씨. 창작은 모방에서부터 출발하는 거, 알고 계시죠? ㅋ
그렇게 해서
나는야 오늘도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기분이...
요즘 책을 들어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안광이 지배를 철'하던 예전의 독서로
되돌아온 것 같다.
아뇨, 문학은 그런 것입니다, 를 제목으로 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문학이 어쩠다는 거냐고 묻고 싶을 지경이다.
문학이 그런 겁니다 하고 애돌려 말하는 것은 실은 아무도 문학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닐까?
100명의 사연을, 넋두리에 가까운 이야기를 다 듣고 보니 새삼 내속에서 어떤 기운이 솟구친다.
다 마찬가지잖아!
이 무모한 동지의식이 어떡하든 집필의 능력으로 치환되어야 할 텐데....
어제도 새벽 3시까지 무엇인가 했는데 오늘도 시간을 보니 새벽 1시 20분이 지나가고 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밤이다.
문득
<밤의 해변에서 혼자>라는 홍상수감독의 영화 제목이 떠오른다.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쓸쓸하고 슬프고 아득하다.
문학은, 시나 소설 같은 것은 충분히 쓸쓸하고 슬프고 아득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면서 새삼
얕은 멜랑콜리에 빠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주신 하나님께 넙죽 절하고 싶다.
하나님. 제가 너무 엉터리로 살았다는 것을 요즘 여실히 깨닫고 있습니다.
한 달 두 달이 아니라 일년 이년이 아니라 수십년의 세월을 그렇게 살아왔더군요!
생각할 수록 죄송하고...그렇습니다...
지금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의 시간들은 좀 덜 엉터리로 살게 좀 해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을 하는 심정으로 절실하게 청원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이순간 꼭 하고 싶은 말
지금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바로 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