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히 이것을 종교적 문장이라고 말하련다. 종교적 시라고 말하고 싶지만 꾹 참고^^)
잠입(潛入)-善의 바깥으로
그러니까 이것들은 완벽한 대응구로서 하나의 줄을 사이에 두고 연연해하는 우울한 차이를 보여주고 싶었던 바, 취침으로 끝나는 절망의 다른 이름은 하루의 마감이 길 위에 발이 닿기만을 기다리지만 오오 그것은 완전한 헛수고. 그렇게 우리는 돌면서 돌아버리면서 지겨움을 견딘다. 그러므로 이 우상들은 올바른 것과 추락하는 것을 구별하기 싫어하는 짐승의 반열에 서고 싶었던 날들의 기록일 것이다. 무한이 주는 지겨움에서부터 시의 惡은 파종되었으리라. 늘 같은 곳까지 허접한 육신을 끌고 다니느라 이 아침 기도가 길어졌다, 고개를 외로 꼰 神의 눈총을 견디지 못하고 책을 눕혔다. 너의 침실은 너무 반듯하구나. 비극을 지속시키는 엄격함은 더 이상 배우기 싫다. 詩들은 일렬종대로(참으로 우울한 표정으로)한 걸음씩 올 때마다 발목을 꺾고 엎드러진다. 그 굴욕을 오늘도 얼굴에 가득 바르고 천천히 발을 씻으며, 神이여 잘 마른 수건 한 장만 주세요. 더 이상 돌지 않게 해주세요. 숨겨진 괄호의 시간 내내 입술이 부르텄다. 이토록 필사적으로 善의 바깥으로 잠입하는구나. 그렇게 이생과 저생을 둘 다 버리기로.
(말만하고 이생 저생 다 버리지 못하는 내가 여기 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