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하나님은 나의 필요를 확실하게 아시는 것을 알았다.
이제야 알았느냐! 하고 하나님 호통치지는 마세요. 뭐, 날마다 알지만 오늘은 더더욱 확실하게 느꼈다 이겁니다.
수요 독서회 회원들이 강추한 <신사의 품격>이라나 뭐라나 하는 주말 드라마를 처음으로 보고 (그것을 보기까지의 우여곡절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을 것이다. 채널권을 목숨처럼 여기는 남편님이 공룡 시리즈를 봐야한다고 버티는 바람에 아들에게 물어 인터넷으로 방송국을 찾고 온에어를 클릭하고 선전 몇 개 봐주고 겨우 반쪽 화면으로 30여분을 보다가 남편님의 프로가 끝났길래 애원애원해서 채널을 돌리게 했다. 내 취향으로는 그만 보아도 대강 느낌이 왔지만 회원들이 그토록 강추했는데 예의상이라도 한 회분은 봐야 할 것 같아서...그렇게 겨우겨우 한 시간동안 보는데, '뭘 저렇게 웃기는 것을 보느냐고 난리냐'는 비웃음을 듬뿍 받아야 했다. 이, 이, 모멸감. 흑흑) 멋진 주일을 위하여 자정이 되기 전에 서둘러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 어딘가 살짝 다녀온 아들을 깨워 장맛비가 장난 아닌 새벽 길을 달려 교회에 갔다. 참 아늑하고 좋았다.
카자흐스탄에서 3주일동안 빡세게 훈련 받고 오신 목사님을 간만에 뵙고 보니 참 반갑기도 했다. 목사님, 고생 많으셨죠!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 많이 누리고 오셨겠죠!!
예배 시간 내내 즐거웠다. 비는 내리지만, 그 빗속을 뚫고 달려온 부지런하고 믿음 좋으신 성도님들과 함께 앉아서 드리는 예배의 즐거움.
목사님을 통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귀담아 들었다. 근데...목사님의 설교가 약간 변한 것 같았다. 좀 더 마음에 접근하는 듯한. 살아있는 말씀이라고나 할까. 내 옆자리에 좌청룡 우백호처럼 좌아들 우남편을 거느리고 앉아있는데 두 남자 모두 열심히 설교에 몰두하는 것 같아 행복지수 이빠이 올랐다.
그렇게 집으로 온 후.
내 옆에서 앉아계셔(?) 주심으로 나에게 행복을 주었던 두 남자에게 각자의 메뉴에 따라 식사를 차려주고 주일은 편안하게 쉬라는 하나님의 엄명에 따라 소파에 누워 낮잠을 때렸다. 빗소리 들으면서 낮잠 자는 기분도 快!
그리고 느릿느릿 일어나 남편 칼국수 만들어주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100주년 교회 2시 실황예배에 동참했다.
으으으. 르완다의 비극과 사람이 사람이 아니었을 때 하나님의 고통을 알 것 같았다....
가슴 깊이 박힌 결론의 말씀은
"자신의 삶으로 하나님 사랑과 사람사랑을 증명하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다!"
아멘, 하나님. 저의 삶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영원히 그렇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나에게 로또를 당첨시켜 주신 것이다. 대박!
요즘 산책에서 계속 100주년 수요 예배를 또 듣고 또 들으면서 은근 걱정하던 차였다.
이제 다른 설교를 듣고 싶은데 대체 어느 설교를 어떻게 들어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교회마다 다운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내가 즐겨찾기하는 교회도 몇 개 되지 않는데다가
컴맹에 기계치인 내가 산책을 하면서 들을 수 있도록 쉽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교회는 아마도...찾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에
당장 (비가 그치면 오늘밤부터) 아니면 내일부터 산책 시간을 어떻게 잘 보낼 수 있는지 나로서는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남포교회에 들어가서 하나님의 선물을 발견했다.
박영선 목사님의 설교는 몇 달 전부터 다운 받기 위해 여러번 애를 쓴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나의 알량한 지식으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말씀을 다운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런데...오늘... 조금 아까 나와 같은 갈급함을 가진 어떤 분의 호소가 써있는 남포교회 사이버 사이트에 들어가 그 글을 발견한 것이다. 아니, 하나님이 내 눈에 뜨이게 하신 것이었다.
<화살표를 마우스 왼쪽으로 클릭해서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면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아아아. 하나님. 제가 어떻게 이 어려운 방법을 알 수 있겠습니까 (ㅋㅋ)
평생 헤매도 마우스를 왼쪽으로 클릭하는 법을 모를 뿐더러 그것을 다른이름으로 저장해야 한다는 것은 죽었다 깨나도 모를 텐데
가여운 나를 하나님께서, 말씀에 갈급한 나를 하나님께서 돌아보셔서 어떤 분의 그 질문을 나로 하여금 보게 하신 것이었다.
미라클, 그리고 어메이징 그레이스!! 그리고
대박~~~
너무 좋아서 일단 듣고 또 들었지만 계속 다시 들어야 할 욥기를 10강까지 다운 받아 내 MP3에 소중하게 담고,
마치 갈비를 앞에 둔 사흘 굶은 아줌마처럼 허겁지겁 빌립보서 24강을 모조리 다운 받아 역시 내 MP3에 담았다.
그 설교들이 무사히 나의 MP3에서 들려오는 것을 확인했을 때의 전율, 기쁨, 행복, 감사, 환희는 더 말해서 무엇하리!!
이제부터 산책길이 영원히 행복할 것을 믿게 되었다. 왜냐하면 남포교회 목사님의 설교는 한번도 다운 받은 적이 없으므로
마치 은행에 1억원이 있는 것처럼 나는 완전 부자가 되었다.
(1억원은 너무 뻥을 친 건가? 그렇다면 천만원...? 아니 백만원이라고 하자. 지금 나에게 필요한 금액은 백만원이니까^^::)
그리하여 오늘, 완전 대박이다!!!
하나님, 주일을 이처럼 멋지게 마무리해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찬양드립니다.
지금, 제 입가에서 경련이 일만큼 오래도록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 보고 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