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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들었다

박영선 목사님 설교-나는 나를 포기했으나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2. 1. 7.

나의 삶의 매순간, 일거수 일투족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믿는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신비를 경험한다.

오늘 아침 경험한 신비.

 

오늘은 휴대폰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 토요일은 알람을 지웠다. 일주일에 하루 쯤은 저절로 눈이 떠지는 삶을 살고 싶었으니까.

매일 아침 찾아가는 새벽예배 동영상 교회는 금요철야로 토요새벽예배를 퉁치는(^^) 모양이었다.

라이브설교가 없는 토요일은 느지막히 일어나 그 전날의 금요철야 예배(그것은 많이 길다)를 클릭하곤 한다.

 

오늘도 저절로 눈을 뜨니 날이 밝아 있었다.

나에게는 그것도 참 신기한 일. 일단 하나님께 문안인사 드리고 원두커피 내리면서 약먹고 모처럼 혈압재고

(새해 들어 술을 조심했더니 혈압이 많이 안정되었다) 어제 들었던 세음에서 마음을 울렸던 곡을 30분 정도 들으면서 또 (미친)흡연을 누렸다. 토요일은 좀 봐주세요, 하면서.

편안한 아침이었다. 모두들 잠이 들어 있는데 밝아오는 창밖을 바라보면서 담배 한 대 피우는 즐거움을 사람들은 알까 모르겠다.

 

그렇게 늘어지게 행복감을 누린 후, 철야예배를 클릭했다. 안 뜬다. 다시 클릭했다. 안 뜬다. 세번재 클릭하면서 하나님의 사인을 들었다. 이번에도 안 뜨면 다른 설교 들으라는 소리다. 역시 안 뜨는 창을 닫았다.

어느 목사님 설교를 들을까...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님께로 달려갔다. 가서 보니 거의 다 들었던 설교이다. 가장 최근에 뜬 설교도 엊그제 필 받았을 때 침을 삼키면서 열광했던 그 설교네?

 

마우스를 아래로 쭉쭉 내렸다. 안들었음직한 설교 중에서 빌립보서를 골랐다. 아무거나.

그리하여 듣게 된 빌립보서 강해 14번. 빌립보서 3장 1절에서 3절 말씀.

 

...

중간에 몇 번이나 정지버튼을 눌러야했다.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졌으므로.

아이고. 아침부터 나를 무지하게 울리시는 하나님.

내 가슴을 찢어놓으시고, 잘 싸매고 후시딘 연고 발라주시고 대일밴드 붙여주시는 하나님.

참 이상한 일이다.

그토록 냉정하게, 때로는 쇳소리를 내면서 까랑까랑하게, 때로는 나지막하게 설교하시는 박영선 목사님은

왜 그렇게 나를 많이 울게 하시나.

어찌하여 하나님은 시기를 딱 맞춰서 나에게 꼭 필요한 말씀을 주시나!!!!!

 

조금 이따 정신 나면 설교를 들으면서 정성껏 받아 적어서 그 멋진 설교문을 올릴 생각이다.

하지만 맛보기는 보여줘야겠다.

 

-세상도 알아주지 않은 사람을 예수님은 받아주십니다.

 

-나는 나를 포기했으나 하나님이 나를 포기하지 않아서 아직 살아았습니다.

아직 교회에 다닙니다.

 

-하나님은 용서했는데 사람들은 용서하지 않는 곳, 교회!

 

목사님의 마지막 기도까지 나를 (기어이)울게 하시는 하나님,

하지만 끝까지 나를 지키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을 알게 하셨으니

오늘, 멋진 날입니다.

 

박영선 목사님, 오래오래 사십시오.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