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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라 60

순전한 기독교를 열심히 읽겠나이다 하다가.....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7. 4. 4.

수없이 들었다놨다 하면서 읽었던 (그래도 한 서너번 이상은 읽지 않았을까)

<순전한 기독교> 님이 우리집에 오셨도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표지에 있는 너그러운 미소의, 마치 다이하드의 주인공 브루스 윌리스와

거의 똑같이 생긴(루이스를 전혀 모르는 우리 아들에게 이 사람 브루스 윌리스 닮았지? 하면서 보여줬더니 와, 진짜 닮았네 했다. 엊그제 주일 저녁에 고스톱 치러와서^^) 우리의 싸랑하는 루이스에게 윙크한 번 날려주었다.

반가워요.

 

그러구러 시나페홀로 강의를 들으면서 밑줄 긋고 제 1장 <옳고 그름> 열공하셨다.

근데  세상에...

처음 읽는 이 기분은 무엇이란 말인가.

아니, 오래전 루이스에 혹해서 루이스의 거의 모든 책을 사날랐던 그 때의 나는 대체 무엇을 읽었더란 말인가.....

 

책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

물론 하나님도 아는 만큼 보이고

세상도 아는 만큼 보이고

문학도 아는 만큼 보이고

영화도 아는 만큼 보이고

각종 인문학, 예술, 역사도 아는 만큼 보인다.

 

그렇다면 역시 아는 것이 중요하긴 하구나. 알더라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구나....

이런 뒤늦은 자각을 60살에 이르러서 하고 있는 나는 지금 제정신인 거 맞나몰라....

이렇게 쓰고도 (하나님이 인생을 허락해주셔서)한 십년 더 산다면 그 후에 또 순전한 기독교를 읽으면서 아니, 대체 이게 뭐람? 이런 말씀이었어? 하면서 놀라게 되면 어뜩하징??

 

요즘 들어 부쩍 절감하는 것 중의 하나는, 이전의 내가 확신하던 거의 모든 것이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비참하고도 속이 상하는 결론 앞에서 결국 나는

"하나님, 대체 제가 알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 빵점짜리 인생을 긍휼히 여겨주시옵고

앞으로는 살아갈 날이 얼마 없으니 아무쪼록 영양가 있는 글이나 책이나 말씀을 귀담아 들을 수 있는 마음을 허락해주기기를요!!" 하면서 기도인지 투정인지 푸념인지 협박인지를 오늘 아침에도 쉬지않고 하나님 귓전에 큰소리로 고함치고 있는 것이다...

 

쉽지 않았다. 루이스님 너무행!

그래도 눈이 번쩍 뜨이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기는 하니

오늘도 열공을 해야할까부다...

오늘은 2강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는가 까지만 진도나가기로 결심함.

 

여기까지는 제법 학구적이었는데 머릿속은 갑자기 냉장고로 들어가버리는군.

자랑하고 싶어서. 하하.

어제 남편이랑 손 꼭잡고 제일 큰 시장에 가서 이것저것 요것조것 완전 하나가득 들고 왔으니

우리집 재벌 부럽지 않은 냉장고 속을 자랑하고 싶다. (백프로 먹거리만 샀으니 ㅋㅋ)

사온 것들을 모두 열거하려면 두 시간은 걸릴 것이므로 생략하궁 ㅋㅋ

무엇을 먼저 먹어야할지, 정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커피를 쫄쫄 내려 마시고 있는데

지금....문밖에 기척이.... 아니 벌써 남편님이 기상하셨단 말인가 하면서 가만히 들어보니

싸락싸락...하는 소리....

일찍 일어난 남편이 쌀을 씻고 계시다....앗!

얼른 방문을 열고 뛰쳐나갔는데...보니.... 우리 남편님 이쁘고 섹시한 내복차림으로(푸하하) 쌀을 씻으며, 아 글쎄

찬송가를 흥얼거리고 있으시넹?

 

하나님.

우리 남편이 아침에 눈을 뜨고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노래를 할 수 있게 하여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호화로운 아침 밥상을 맞이하게 하여 주시니 이 또한 감사드립니다!

간만에 명란젓갈도 맛나게 먹겠나이다!

(남편은 낙지 젓갈, 나는 명란 젓갈을 살 수 있게 된 사연인즉슨, 시장통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우리 아들 친구가 가기만 하면 듬뿍듬뿍 주기때문. 그 값은 내 소꿉친구가 선물로 준 재래시장상품권으로 치루기 때문. 이런 대박 인생이 있나!)

 

아무튼 오늘도 참 황홀한 아침입니닷!!

감사 뽀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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