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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하루

감히 행복한 토요일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2. 1. 14.

토요일, 눈을 뜨자 행복해졌다.

오늘, 그리고 내일은 전화나 문자의 독촉이 오지 않는다.

쉬는 날이니까. 잠시 동안의 해방이다. 감사했다.

 

아침에 일어나 기도하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솔로 디오스 바스타, 라는 아빌라의 테레사 글을 다시 읽었다.

책상 앞에 붙여놓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읽는 구절들이다.

 

<아무 것에도 흔들리지 말라.

무엇에든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것은 헛되이 지나가나

하나님은 결코 변치 않으시나니

 

인내함으로

모든 것에 이르라

하나님을 지닌 자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오직 하나님으로 만족하리로다>

 

하지만

하지만 매 순간마다 열심히 읽고 또 읽어도

가벼운 바람에도 흔들리며

모든 것을 걱정하는 나

인내함으로 모든 것에 이르고 싶지만 참을성 없는 나

오직 하나님으로 만족하고 싶지만,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하나님께 기도하지만

왜 이리 욕망이 들끓는가...

 

오전 내내 여행 프로그램 영상에 사로잡혀 있다가

빈둥거리면서 반공일(^^)을 반공일답게 보냈다

이렇게 게으르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나는 너무 느긋하다

미쳤나봐, 이렇게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미친듯이 기도해야 하는데 설렁설렁

미쳤나봐!

 

한 두 시간 정도 겨우 집중해서 28장 밖에 못 썼다.

최선을 다했다면 어제처럼 50장은 쉽게 넘어갔으리

나는 천성적으로 게으른가보다...

 

나에게는 세 개의 블로그가 있다.

퇴폐적인, 문학적인 내가 펄펄 살아있는 블로그

문우와 글을 나누는 블로그

그리고 주로 하나님과 연결된 글을 올리는 이 블로그

그런데...블로그 하나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나의 가장 깊은 속에 있는 혼돈스러운 내면은 아무 곳에도 올리지 못하는 거 같다

자꾸 비밀글 카테고리에 올린다.

그래, 하는 수 없지. 비밀이 많은 사람은 부자라고 누가 그랬더라?

아, 장정일.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

 

지금 밤 열시네?

아무 생각하지 않고 집중하면 자정까지 몇 십장 진도를 더 나갈 수도 있으련만.

하나님께 기도하고 열심히 집중했으면 좋겠다...

 

행복한 토요일을 아름답게 멋지게 마감해야 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벨소리의 고통에서 벗어난 즐거운 시간을 잘 보내야 할 것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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