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러므로 생각하라

그분이 오시면....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2. 3. 12.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개성이 있다고 할까?

얼굴도 다르고, 지문도 다르고, 음색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꿈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고, 관점도 다르고,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척도도 다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저런 검사를 통해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해왔다.

혈액형으로도 나누어보고 성격테스트를 해서 성향도 나누어보고 기질도 몇 가지로 나누어보고...등등...

우리는 모두 피투성의 존재로 세상에 던져졌다.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사람은 없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원하고 자시고 할 겨를도 없이 운명처럼 세상에 던져진 존재, 사람.

사람은 태어난 곳에 따라, 부모의 성향에 따라, 부모에게 물려받은 핏줄에 따라, 성격도 다르고 하나씩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면서 자라간다. 그렇게 여러가지 굴곡을 거쳐 이리저리 뒹굴고 헤매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면서 성인이 되는 것이다.

 

종교인도 다 다르다. 기독교인도 모두 다르다. 다를 수밖에. 오묘하신 하나님은 이 세상에 나와 똑같은 인간은 만들지 않으셨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인간의 존엄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나 한 사람을 하나님은 얼마나 사랑하셨던지, 구원하시려고 자신의 아들을 십자가 제물로 삼으셨다. 나의 행함과는 전혀 관계없이, 전격적인 은혜의 선물이었다...

자신이 죄성을 느끼는 사람일 수록 하나님의 크신 은혜를 경험하고 감격하게 마련이다.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는 고백 위에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도 갖게 되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라는 말씀을 전적으로 받아들였으므로 우리는, 혹은 나는 자신이 죄인인 것을 각성하고, 각성하면 할수록, 이 못난 죄인을 위해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하여 날마다 매순간마다 목이 메이는 것이다....

 

교회는 그렇게 죄인들의 소굴이다. 죄인들의 소굴이니 얼마나 추하고 얼마나 개판일까...너나 나나 죄인이니, 아무리 감춘다고 하여도 서로를 알아보는 법. 속이 시커먼 것도, 탐욕과 이기에 가득한 마음도 모두 미루어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왜냐? 또낀개낀이니까. 아무리 훌륭해 보여도 죄인이요, 보잘 것 없어도 죄인이요, 잘나도 죄인이요 못나도 죄인이며, 잘 살아도 죄인이요 헐벗고 굶주려도 죄인이다.... 교회에 다니는 예수쟁이들은 그러므로 참으로 한심한 자들이요, 그런 한심한 자들을 수렁에서 건져주시고 자녀 삼아주신 하나님은 밸도 없어 보인다.

아무리 가르치고 가르쳐도 맨말 딴 짓만 일삼는 죄인들, 잘못하고서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헷갈려하는 죄인들, 아니면 죄를 짓고서도 여전히 뻔뻔하게 고개를 쳐들고 다니는 죄인들, 너나 나나 죄인인 것을 만천하가 다 아는데도 그중에서 잘난 척하느라 정신없는 죄인들도 있다...

하지만 이 죄인들에게도 좋은 점이 있다. 자신이 죄인인 것은 안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자신이 죄인인 것을 깨닫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많은 이 세상에서 교회에 다니는 죄인들은 복받은 자들일 것이다. 자신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있을까. 그야말로, 자신의 꼬라지를 인식하는 것 말이다...

하긴 그 초라하기 그지없는 죄인의 꼬라지를 인식하게 된 것도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도 깨달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좀 생각이 있는 사람이다.

 

어느 한 순간 하나님의 은혜를 쇼크처럼 받아들인 사람, 모태 신앙으로 뜨뜨미지근하게(겉보기에) 이현령비현령 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듯한 사람, 날마다 날마다 일밀리씩 자라는 사람, 앞으로 두발짝 갔다가 뒤로 한발짝 가기도하고, 간혹 옆길로 새기도 하는 사람, 하나님 손바닥 안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자유를 갈구하면서 뛰쳐나가려고 갖은 애를 다 쓰는 사람, 눈에 보이는 것이 너무 좋아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종종 잃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어둔 골짝을 헤매는 사람...별별 죄인들이 교회에는 가득하다. 모두 죄인이니까 하는 짓도 죄인답게 더티하고 어리석고 욕심에 눈이 멀어 정신없이 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나를,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공언하셨다. 인증해주시고 인증샷 찍어주셨고, 우리가 잊어버릴까봐 성경책도 수십수백만권 찍어내어 눈앞에 펼쳐놓으셨다....

제발 읽던지 듣던지 해라, 아는 만큼 보이느니라....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책이라면 수면제 정도로 여기는 사람도 있고 설교시간을 잠마귀 쫓느라고 정작 설교는 못 듣는 사람도 있고, 멍하니 앉아 지난 일을 반추하느라 설교 속에 녹아있는 하나님의 메시지를 한 마디도 접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니까...

그것은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다. 아직 하나님의 때가 아닌갑다...

우리를 은혜로 구원해주신 하나님이 또 언제인가는 우리의 영안을 확 뜨게 하여주셔서 성경책이 꿀보다 더 달다는 진실을 깨닫게 될 날이 올 것이고, 슬그머니 고개를 떨구고 입신의 경지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설교시간도, 골수를 쪼개는 말씀으로 내면이 뜨듯해져서 기어이 눈가에 뜨뜻한 눈물을 몇 방울 흘리게 되는 경험을 곧 하게 될 것을 믿는다.

 

여기에 꼭 집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제발, 이 죄인과 저 죄인이 째려보지는 말자는 것이다. 대체 왜 저런다냐, 하면서 정죄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제발 쓸데없는 것으로, 작은 일에 목숨걸지 말자는 것이다.

내 중심의 사고에서 나를 완전 죽여버리고 예수님 중심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내 성향대로 남의 믿음을 재지 말자는 것이다. 더구나 믿음과 하등 관련이 없는 것들에 믿음을 대입시켜서 죄인들끼리 시험들지 말자는 것이다....

 

어느 죄인이 이혼했으면 흉보지 말고 기도 한 번 더 해주고, 어느 죄인이 때돈 벌었으면 지난 비리 들추지 말고 아낌없이 축하해주고, 어느 죄인이 흉악한 죄를 저질렀으면 돌로 치지 말고 그 손에 든 돌을 내려놓던지, 자신의 돌짝같은 가슴을 치자는 것이다.

우리는 일대 일로 하나님과 만났다. 일대 일로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했고, 일대 일로 여전히 하나님의 사랑 속에서 인생을 살아간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셔서 각 사람에 맞는 신앙을 주셨다. 주신 분복대로 어느 죄인은 성경만 파고 들기도 하고 어느 죄인은 식당에서 설거지에 은혜받기도 하며 어느 죄인은 여전히 자랑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예수님을 밀어내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어느 죄인은 남 흉 보는데 달란트가 충만하여 유비통신의 발원지가 되어 교회를 들끓게 만들어 매우매우 어쩌면 지나치게 활기(?)있게 만들기도 한다....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바울의 말에 의하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고 하지 않던가....

어느 죄인이 여전히 유치하게 돈자랑 자식자랑하면 옆에서 실컷 맞장구 져주자는 말이다. 어느 죄인이 어깨에 힘주고 아들 딸 고시 패스했다고 떠벌리면 진심으로 축하해주자는 말이다... 어느 죄인이 비싸고 폼나는 옷으로 치장하고 명품백 들고는 별일도 없으면서 죄인들의 주시를 받고 싶어 죄인들 사이를 바쁘게 비집고 다니면 입에 발린 칭찬이라도 해주자는 말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곧 옆의 죄인이 땅을 사면 토사곽란에 시달리지 말고 축하문자라도 찍어보내자는 것이다....

우리는 다르다. 하지만 하나님의 자녀인 것은 같다. 물론 형제끼리 가장 많이 싸우기는 하지만, 우리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하는 척이라도 해서,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기도하는 척 하면서 욕을 한 바가지 하는 한이 있더라도 정면에서는 예수님처럼 온화하게 웃어주자는 것이다. 그것은 거룩한 습관 들이기의 일환이기도 하다....

 

시기 미움 다툼 질시, 이런 유치한 감정에 이끌려 사는 우리 죄인들에게 언제 하나님의 때가 이르러서 손에 손잡고 허그하고 눈물로 서로를 위하여 기도해줄 때가 이를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곧 그 때가 오리라고 확신한다.

그분이 오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