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누군가로부터 글쟁이 본연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그것은 매우 과분한 찬사이지만 나에게는 정말 필요한 찬사였다.
하지만 나는 분명 알고 있다.
소설이 아니라 가벼운 잡글이라도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한 줄도 이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글을 쓸 때 오만이나 교만이 틈타면 엉망이 되고 만다는 무서운 사실을!
그래서 하나님은 누구에게나 무엇에게나 겸손하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 누구를 위해서?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어제 말씀에서였나?
나의 죄악의 구덩이가 너무너무 커서 타인의 허물이나 죄를 다 밀어넣어도 너끈하게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의 시작이다...
매 순간마다 느끼는 것인데 믿음은 일단 나의 죄성을 깊이 깨닫지 않고서는 모래위에 지은 집처럼 곧 무너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서 나의 죄성이라 함은 윤리 도덕적인 면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시는 목사님. 아멘이었다.
겸손을 어느 나무에서 똑똑 따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 절로 흘러나오게끔 만드시는 하나님을 찬양.
어제의 찬사에 힘입어 남편과 덕담을 나누었다. 서로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고 뽀뽀했다^^
나는 나의 삶이 마음에 든다. 나의 이 어려운 형편이 마음에 든다. 때때로 벅차고 죽을 것 같은 현실이 마음에 든다.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했어도 뒤돌아보면 가장 힘들 때 하나님은 깜짝쇼처럼 나타나셔서 나를 번쩍 안아주시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셨다.
잔머리 굴리지 말고 그냥 믿고 따라오니라~~
어제는 찬사만 들었겠는가.
산책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말씀은 이러했다.
떳떳하게 살고 싶은 욕심을 확 던져버리거라.
나, 예수 믿어서 이렇게 잘 됐잖아, 하는 자랑이 그득한 간증은 입도 못떼게 하시는 괴팍하신 하나님의 성질머리, 으윽!
그래서 이렇게 말하기로 했다.
그래, 나 진짜 비굴하다. 빌빌대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이나마 사는 것도 다 예수님 덕택이다,
너무 형편없어 보여도 이렇게라도 잘 살고 있는 게 다 예수님 덕택이다!
나의 인생에서 예수님 없었다면....아이고.... 그 명확관화한 지옥을 날마다 경험하고 살거나 진짜 그곳으로 나가떨어졌거나...
그래서 빌빌댄 어제는
숙제 잘 하고, 속이 시원했고, 순교자를 다 읽었고, 모처럼 친구와 시원한 치킨집에서 바삭바삭한 치킨과 콜라와 하나님을 곁들인 수다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골치 깨나 아픈 책을 보았다.
열 두번쯤 웃었고, 모든 사람들에게 허그하고 싶을 정도로 기분 좋았고, 본드처럼 붙어있는 남편과 닭살 돋는 애정행각으로 하루를 보냈다.
어제의 삶에 덧붙여, 편안한 글 몇 꼭지를 썼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었겠지만 원고 보낸 후 치열한 아웃풋이 없었던 것은 너무 뜨거운 날씨 때문이었다고 변명한다^^
오늘은 변명하지 않고 오전에 작업 조금 하고 싶다.
찬사에 걸맞는 글쟁이가 되려면 하나님이 손 좀 봐주셔야 하는데, 오늘 하나님의 심기가 어떠하신지?
팥죽 새알만한 능력이라도 주실런지 어떤지 지금 살짝 간(ㅋㅋ)을 보고 있다.
하나님, 저토록 정열적인 날씨처럼 정열적인 글쟁이로 하루를 살게 해주실 마음은 있으신가요?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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