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30분 2부 예배 드리고 집에 오니 11시 20분.
가만 생각하니 내일 새해 아침을 장식할 떡국 떡이 없어서 곧바로 다시 나감.
집앞 사거리에 떡집이 새로 생겼기 때문에 눈길을 살살 걸어서 갔다.
떡국 떡 2킬로, 그리고 방금 쪄낸 시루떡 한 조각 이렇게 12500원 지불했는데
한 발짝도 못가서 바로 옆 건물 3층에서 (필경 한 분의 교인도 없이)가족끼리
예배를 드리고 있을 목사님 가정이 떠올랐다.
그래서 다시 떡국 떡 2킬로, 그리고 방금 쪄낸 시루떡 한 조각 따로 사서 들고
어슬렁어슬렁 3층 교회 올라가니
설교가 한창이시다.
가만히 문을 열고 (문을 열어도 단상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맨 뒤에 앉아계신
사모님께 눈인사를 드리고 구석에 놓고 인사하고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누르는데 사모님이 살짝 나오셨다.
"떡 사러 왔다가요..."
사모님이 웃으신다.
실은 어제인가 목사님께서 보내신 문자가 왔다.
오늘 밤 11시 반 송구영신예배에 초대하신다는 말씀.
가지는 않을 생각이다.
고요하게 그냥 보내고 싶다.
(물론 TV소리가 시끄럽겠지만)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은 떡집이어서인지 시루떡은 실패작이었다.
뜨끈뜨끈한 맛으로 그냥 먹었다.
그래도 목사님 가족이 맛나게 드셨으면 좋겠다^^
집 근처에 작은 교회가 있으면 이렇게 즐거운 일들이 벌어지는구나...
감사한 일이다.
새해에 쓸 새 노트를 꺼내놓고 작은 다짐 몇 개를 써놓는 이 시간.
2017년을 잘 보내게 해주신 나의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하필 방금 전, KBS스페셜 <교회오빠>를 본 고로- 부언하자면 모든 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 드릴 때 말씀 전하지 말고 이 프로 그냥 상영했으면 훨씬 좋겠다는 생각-
다시금 모든 것에 감사드리는 시간이다....
은행의 잔고 26388원과
현금 12800원으로 시작하는 새해이지만
너무도 풍성한 이 기분은 분명 하나님이 주신 선물일꺼얌~~~
감사합니다.
바라기는 조금 이따 시작할 고스톱에서 너무 잃지 않게 해주세요.
잃더라도 12800이상은 잃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아셨죵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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