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비가 오는 바람에 한없이 로맨틱해져서, 짧은 글귀(詩라고 말하기 너무 부끄럽다....)들을 만들면서 노느라 새벽 2시가 다 되어 잠이 들었다....그런데...어찌된 셈인지 새벽에 알람이 울리지 않아 그냥 곤히 6시까지 잠을 자버렸다.
눈을 뜬 순간, 새벽 기도회 동영상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너무 커서 대체 나는 제대로 하는 짓은 하나도 없어, 하면서 무한한 자책을 했다.
생각해 보면, 인터넷으로 연결하여 보는 새벽 기도회 동영상을 일년에 한 두번 놓쳤다고 해서 하나님이 득달같이 나에게 달려와 맴매하는 것은 아닌데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참 서운했다.
하루의 첫 시간을 예배로 시작하지 않으면, 제멋대로의 성향이 너무 강한 나는 하루를 완전 망칠 것이 틀림없다는, 죄와 죄와 죄를 짓느라 정신없이 해찰을 하고 다닐 것이라는, 죄를 지을 뿐 아니라 이웃에게도(가족, 친구, 교인 할 것 없이) 표독스러운 말을 뱉어내 상처나 줄 것이 분명하다는 나의 무시무시한 예언서를 나는 열렬하게 믿고 있는 것이다. 그게...아마...맞을 것이다.
사람에게는 천성이라는 것이 있어서, 타고나면서부터 착한 기질을 남보다 많이 지닌 사람도 있고, 타고나면서부터 못된 기질을 뛰어나게 간직한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내가 이 나이까지 살아보니 그렇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분류에서 나는 좀, 실은 많이 나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므로 나는 하루의 첫 시간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도배하지 않으면 하루 온종일 짓느니 죄뿐인 가련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일년에 한 두번 있는 새벽기도회 '결석'이 마침 오늘이었으므로 모처럼 뒹굴거렸다. 참 이상한 것이 첫번째 새벽 예배를 놓치니 두번째 새벽기도회 동영상도 틀어는 놓고 집중하지 못하는 기이한 현상까지 이어졌다. 반쯤 듣다가 독서회 리포트 작성을 이유로 그냥 중간에서 끊어버렸다. 모처럼 귀에 담는 말씀 하나 없이 하루를 시작하려니 좀 떨리기까지 했다.
오늘을 대체 어떻게 잘 보낼 수 있으려나, 하면서 혹시 독서회에 가서 내 지랄맞은 성질을 있는대로 부리면서 회원들에게 상처를 만땅 주는 만행을 저지르지나 않을까 무지하게 걱정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비교적 얌전하게 조신하게 조용하고 매너있고 미소와 배려섞인 대화를 잘 이어갔다. 아, 대견해. 그동안 내가 쫌 자랐나? 지난 가을 겨울 그리고 이어서 5월 초까지 무지막지한 하나님의 닥달을 받으면서 인내심이 조금은 자랐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맨날 어쨌든^^) 나름 영양가있는 독서회 잘 마쳤고, 비가 오니까 핸드메이드 칼국수 집으로 가서 바지락 칼국수를 2인분은 족히 먹어댔는가 보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 아예 소파에 자리잡고, 얇은 담요 덮고 푸욱 낮잠까지 주무시고 말았다. 거의 두 시간이나!!
모처럼, 약간 아슬아슬한 심정이긴 했지만 예배 중독에서 벗어난 하루가 지금 서서히 저물고 있다.
어쩌다보니 가스펠도 뚱땅거리지 않고 그냥 이 시간까지 지나고 말았다.
지금부터 하고 싶은 일.
어두워지기 전에 가스펠 몇 곡 때리고, 오늘 놓친 동영상 옷깃을 추스리고 맹렬하게 집중할 것이며
나의 글쓰기에 대한 진중한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수요일은, 술마시기 좋은 날 같은데...나는 저녁시간, 밤 시간이나마 보람차게 보내야지 하는 결심!
자, 이제 일어섭니다...
실컷 낮잠도 잤으니 밤 문화를 정말 알차게 즐겨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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