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다섯 시, 인사동에서 작가들의 모임이 있었다.
작년 초, 가입한 문화콘텐츠 등록 작가들이다. 작년 2월에 창립회를 하고 두 번째 모임.
스무 명 안팎의 소설가 시인들이 모여서 신년 하례회를 하는 자리.
주점이므로 당연 술이 오갔고, 초절제의 힘으로 살짝살짝 마셨다.
술은 정신차리고 절제가 되는데 담배는 그렇게 절제가 되질 않네?
마침 잘 아는 정교수가 앞자리에 앉았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얌전한 우리 테이블.
그런 모임에 가면 나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별로 말을 섞을 이야기가 없다.
그냥 관찰만 한다고 할까...?
음담패설과 잡담들이 안주로 오갔는데 가만히 보니 뭐 그렇게 낯이 두꺼운 사람도 없다.
그냥 분위기에 맞추는 것이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없었지만 분위기 따라 웃어주기는 했다.
화합차원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눈치를 보니 나의 출현을 다들 환영하고 있다. 어디 가서 미운털 박히지 않는 것에 감사.
시간에 좀 늦었는데 내가 오기 전에도 나의 이야기를 했다고들 한다.
감사해요, 예쁘게 보아 주셔서^^
시인이 운영한다는 주점으로 다시 2차를 가서 양주와 맥주 폭탄주를 마셨다.
흘리지 않고 끝까지 들이켜야 하는데 나만 포기했다. 잘하고 싶었는데 역시.
3차는 노래방. 역시 맥주 소주가 기본으로 딸려나오는데...
맥주 몇 모금 마시고 중간 즈음 노래 한 곡 불러주고, 엉터리 춤 추어주고 살짝 빠져나와 모범택시 타고...
집에 오니 11시 반... 그래도 생각보다 이른 귀가였다^^;;
집앞 빵집에 들러 남편이 좋아하는 팥도너츠와 계피만쥬를 사는데 빵집 아줌마가 웃었다.
맨날 비슷한 시각에 들러 맨날 똑같은 빵만 사니까.
그야말로 입만 살아있는 인간들과의 만남이었는데 내 마음을 뺏기지 않을 정도니 쿨하다.
겨우 일년에 한 번 만나는 모임이니까, 저녁 몇 시간 정도는 내 줄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아침.
어제 모임에서 무슨 실수를 한 것은 없는가 반성하고.
그다지 하나님께 책잡힐 일은 없는 거 같아 안심하고.
오늘도 역시 새벽 설교 동영상이 뜨지않는 바람에 주일 만찬 예배를 클릭해서 들었다.
참, 좋았다. 은혜받고.
교회 홈피에 들어가 한바닥 가득한 새글(주로 설교문)을 열심히 정성스레 한자 한자 씹으면서 읽고.
코코아 한 잔 마시고, 뜨거운 물 마시고, 다시 달달 커피 마시면서
남포교회 박영선 목사님의 신년설교를 클릭.
아아아아아...너무너무 좋았다. 내가 이 맛에 설교를 듣는 거야!!
정말 꿀보다 더 단 말씀들.
이런 날은 온종일 말씀만 듣고 싶다. 그래도...참아야겠지...
오늘도 두 시간에 걸쳐 설교를 들었으니 이제는 슬슬 성지순례기를 써야지.
휴대폰을 껐다.
독촉 문자, 독촉 전화에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KBS FM 과 함께 순례기 사흘째를 완성해보자.
일단 30장을 원고지 매수 하한가로 잡는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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