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으며 베토벤 심포니 전곡을 듣는 중이다.
빗소리 들으며 베토벤도 들으며 단편소설 3개를 읽고
유튜브 강의 다섯 개쯤 들은 거 같다.
아침 산책길에 수요예배 설교를 들었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마스커스 청년의 설명을 들었다.
지금 나의 마음은 하나님과 예수님과 나와의 사이에 썩어가는 외나무다리를 치우고,
거센 물살이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면서 멋진 다리를 놓기위한 콘크리트를 양생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좀더, 좀더, 자세히 알고 싶고, 정확하게 알고 싶은 것은 사실이나, 그것들이 나를 괴롭히지는 않는다는 것이 감사하다.
어쨌든 나에게는 베토벤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미얀마에 다녀온 후 정신은 맑아졌으나 그에 못지않게 지갑도 (더욱)맑아졌다.
8월 31일 오랜 친구 딸의 결혼 축하금으로 10만원을 보내자
내 은행의 잔고는 6218원이 되었다.
8월 28일까지 이체해야 하는 여행적금(친구들과 몇 년째 같이 하고 있는) 10만원은
보내지 못한 채였다. (마음이 무척 부대꼈지만... )
원래대로라면 축하금 10만원은 여행적금 10만원으로 사용되어야 했는데.
어찌어찌 생긴 돈 10만원을 겨우 입금했는데
다음날 주택부금 5만원이 빠져나가고 말았다.
아, 어쩌지? 여행적금 보내주어야 하는데...
좀 우울하게 하루를 보냈는데 저녁에 제자같은 문우가 추석이라고 5만원을 보내왔다.
그래서 얼른 여행적금을 보내주었다.
'늦어서 미안하구나^^;;'
(이런 메시지는 다시는 보내고 싶지 않다)
미얀마 다녀오니 감자도 없고 양파도 없고 고기도 없고 호박도 없고 간장도 없고
참기름도 없고 고춧가루도 없고 달걀도 2개 밖에 남지 않았다...
이 무수한 먹거리 생필품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했는데
불현듯 어제 아침, 의정부세무서에서 75000원을 입금해왔다.
근로장려금이라고 한다.
가장 최근의 근로는 2016년 4월 한 달 일한 거 밖에 없는데...
아무튼 감사하게 받고 (꾸벅, 세무소쪽을 향해 인사까지 했다)
59160원 어치 생필품을 사들였다.
전부! 먹거리였다!
감자, 무, 호박, 양파, 라면, 간장, 참기름, 달걀, 마늘, 만두, 고구마깡(이건 중독이다 ^^;;), 콩나물, 떡국떡, 닭. (계산서를 보고 적은 거라 정확하다 ㅋ)
기분좋게 수요예배 다녀와서 닭죽 먹고 즐겁게 책도 읽고 남편님과 TV 시청도 하고.
돈은 얼마나 좋은지!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뉴스앤조이 후원금이 빠져나가 잔액이 9797이라고 되어있다.
비상금 오만원을 들고 새벽에 산책하면서 은행에 가서 오만원을 입금하고 다시 2만원을 찾았다.
왜 하나님은 나에게 일용할 양식을 얻을만한 능력을 주시지 않는걸까??
하나님은 나에게 잡생각은 하지 말라고 자꾸 돈 계산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든다.
베토벤도 클라이막스 전에는 지지부진한 듯한, 밍밍한 듯한, 사람 홀리게 만들지 않는 미적지근한 대목을 한참 이어가는데 지금 듣는 대목이 그렇다.
지금 나도 그런 곳을 지나가고 있는건가??
우산 들고 다시 산책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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