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쁜 2019년!

그누구도 듣기 싫은 말 - 충고!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9. 8. 15.

아무리 고매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지적질을 당하면 기분은 나쁘겠지...

그런데 그 지적질을 받았을 때 기분 졸라 나빴던 기억은 진짜 오래 가는 가보다.


내가 이제껏 살면서 단 몇 사람(글쎄 한... 3, 4사람?)에게 충심어린 - 정말이지 진심을 다하여, 기도 이빠이 하고- 얘야, 그런데 그 생각은, 그 행동은 좀 이랬단다. 그건 아닌 거 같은데.. 하고 말했는데... 오, 대체 내가 왜 말을 했더란 말인가!!!


아무리 고운 목소리 고운 방식으로 말을 해도 지적질은 지적질이어서

정말이지 나의 충심어린 지적질을 제대로 받아들인 인간은 1도 없었다.

아, 말해주어서 정말 '고마워'는 커녕 뜨악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중간이고 거의 모든 인간에게 완전 박살나게 터졌다. 피박살나게...

그 후유증이 어찌나 길던지...

사랑 듬뿍 담았다고 자부했던 그지적질 때문에 나는 길고도 긴 편지(편지 전체가 반성문이었다)를 써다 바치고, 안받는 전화를 계속 돌려 미안하다고 굽신거리고, 그리고 몇 달, 몇 년간의 냉각기를 보내면서 내가 오히려 속앓이를 해야했다.

그런 지적질을 대체 왜 해서...쯧쯧...내가 생각해도 내가 한심했다...


(예를 하나 들자면...

내 친구는 열 중에서 아홉은 가지고 있는데 그 하나 때문에 매일 징징거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모습으로 다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내가 어느 날 말했다.


"얘, 누구야...

너는 집도 몇 채나 있고, 돈 잘 벌어다주는 남편도 있고, 공부도 잘하고 말도 잘듣는 딸내미도 있고, 게다가 하나님도 잘 믿고 있는데 가끔 일년에 몇 번 사단이 나는(남편이 알콜중독끼 때문에)것은 다른 많은 것을 주신 것에 감사하면서 그냥 살짝 넘어가면 안될까? 그것만 빼면 너무도 감사할 일 투성인데 네가 고통스럽게 지내는 것이 너무 안타깝구나!

그럴 때는 나를 좀 보면 어떠니? 나야말로 병들고 늙고 아픈데다가 집에만 있으면서 성질 장난아니게 부리는 남편이 있고, 아들 하나라고 있는 건 공부도 못해, 하는 일도 변변찮아, 앞으로 비전도 없어, 게다가 나는 집값의 90프로를 융자로 집어쓰고 있고, 앞으로 돈 나올 구멍 1도 없고, 저금은 커녕 -통장으로 돌려막기 하며 근근이 살지만...그래도 우리는 하나님이 계시잖아. 얼마나 감사하냐! 너는 나보다 얼마나 많은 걸 갖고 있니! 너 갖고있는 잠실아파트는 몇억이 넘는다며! 그걸 봐서라도 없는 한 가지에 연연하지 말고 받은 복을 헤어보라고 하시잖디, 하나님도..."


내가 이렇게 말하고 그 수난 당한 거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내 말을 들은 그 친구는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온갖 욕을 하더라는. 지가 뭔데 나한데...이렇게...


그런데 그 후 친구는 말기암이 발견되었다. 그 후 그녀의 삶은 말해 무엇하리. 

생의 모든 목적과 방향은 병이 낫는 것. 병이 들기 이전의 삶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었다.

그후 투병생활, 수술, 입원 등등의 시간을 보내면서 소원은 단 하나가 되었다. 암이 낫는 거. 암만 나으면...  

암이 없었을 때(아니 암이라는 것을 몰랐을 그때)가 얼마나 행복하고 좋았던 시간이었는지 그때 알았다는 거다.

병원을 오가며 재발, 수술, 재수술, 나중에는 호스피스병동으로 옮겨졌다. 암이라는 걸 알게 된 지, 5년을 못 넘기고 - 그 시간은 지옥이었다- 그 친구는 비참하게 죽었다.


그런 사람 수두룩하다.

하지만 옆에서 충고해도 못알아듣는다. 그런데 가만히 나를 돌아보면 나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 뭔가 지적질을 아주 살짝 했는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생각으로 말했다고 해도 자존심 스크래치 엄청 나는 바람에 상처 엄청 받았다.

그러니 말해 무엇하리. 지적질 당해보니 내용까지 파고 들어가 반성하기 전에 이미 존심 엄청 상해 있는 그 상태만 오래오래오래오래 가는 것을 알아버렸다.  


나의 지적질의 흑역사.

누구는 절교를 선언했고

누구는 (나에 대한)뒷담화를 몇 년을 깠으며

누구는 제가 대체 왜 저러지? 하는 표정으로,

또 누구는 안색이 싹 변했다. (내 앞에서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바로 앞에서 보고 있으니 그걸 모를 리가 있겠어?)


평생 지적질은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내가 미쳤지, 얼마 전에도 또 그런 일이 있었다.

교회 생활을 얼마 하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깊게 봉사하면서 인간적으로(내가 보기에) 너무 이것저것 판단하고 정죄도 하고(본인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쌈박질도 하는 모습을 수십년 전에 보았는데 그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마디 한 것이었다.


"그때... (네가) 교회 다닌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렇게까지 깊게 교회에 들어가 봉사하는 것은 좀... 너무 이르지 않나 생각했었지..."


"왜? 그렇게 생각했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내가 왜 그런말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표정, 또는 뭔가 기분 잡친 듯한 표정, 약점을 콱 꼬집어 말하는 것을 듣는 듯 기분 졸라 안좋은 느낌이 드는 정적이 쎄에~ 하니 일, 이초 정도 지나갔다.


아뿔싸, 했다. 그때.

괜히 말했다 싶었다.


"아니...그게... 그러니까...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올곧게 서기 전에 교회에서 봉사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 인간적으로 생각하기가...쉽지 않을까...뭐 그런...

('아니, 네가 뭔데 내 믿음을 판단하는 거지? 도낀개낀 아냐?' 하는 듯한 묘한 눈초리에 기가 질려 버벅버벅하다가 말을 끝내 잇지 못하고 흐렸다.)


(실은 그 지난 날 이야기 말고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너, 그때 그렇게 했다고 했는데, 그래서 네가 잘했다고 주장하는데...내가 보기에 그것은 꼭 네가 잘했다고 말할수는 없을 거 같아...내 생각은 너와 좀 달랐어. 어때 내 생각 좀 들어볼 테야? 로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며, 네가 잘했다고 행동한 그것이 누군가 보기에는 별로 잘한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을..말해주려고 했었다...하지만 접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조언을 듣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아니, 들을 귀도 없고, 들을 마음도 없다는 걸 알았다.

자기에게 뭔가 좋지 않은 소리를 하면 일단 귀를 딱 막는 거 같다.

지성인이건 아니건. 친하건 아니건.


내가 뭔가 망령 부리면 옆구리 찌르라고 했지만

서로 옆구리 못 찌를 거 같다.

그러니.... 하나님께 매일 매일 나의 입단속 마음단속 기도로 애원하는 수밖에...



나의 입술의 모든 말과 나의 마음의 묵상이

주께 열납되기를 원하네...


그래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가스펠!

하나님. 저 앞으로 그누구에게도 지적질 안하게 해주세요!



(소설 쓰려고 독서실 와서 다른 글만 열라 쓰고 있으니 이걸 어쩔....

설마 오후의 시간은  글 좀 쓰게 해주시겠지^^;;)

'기쁜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구란?  (0) 2019.09.02
네번째 미얀마 단기선교를 다녀오다^^  (0) 2019.08.29
천국 못 가요?  (0) 2019.08.14
하늘나라 못 가요?  (0) 2019.08.10
8월의 즐거움  (0) 2019.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