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라는 하워드 스나이더의 책을 겨우겨우 다 읽었다. 별로 두껍지 않아 얕잡아봤는데 술렁술렁 넘길 수 없는 내용이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 책의 부제에는 이렇게 써 있다. '급변하는 시대에 대처하는 혁신적 교회 패러다임'
첫장을 넘기면 그 책을 선물하신 나의 영원한 멘토님의 헌정사(ㅋㅋ)가 써 있는데 그 내용을 고대로 옮기자면.
-존경하는 이숙경 권사님.
교회는 어떠하여야 하며, 고인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함께 고민해 보시기를!
아이고...
몇 년 전 스승의 날, 예고도 없이 속초행 버스를 타고 멘토이자 싸부님을 찾아 뵈었다. 자그마한 난 화분을 가슴에 안고. 점심 사드린다고 큰소리쳤는데 난생 처음 먹는 복어튀김, 복어지리 그런 어마어마한 것을 떡 시켜놓으시고 나를 놀래키던 싸부님은 '비싼 거 시키면 어떡해요' 하고 앙탈을 부리는 나에게 '네가 사는건데 뭐. 너는 사기만 해라, 계산은 내가 할 테니' 하시면서 어리석기 짝이 없는 오랜 제자에게 왕창 쏘셨다. 점심만 사주셨을까, 서재로 데리고 가서 읽을만한 책을 한 보따리 안겨주시고, 터미널까지 배웅해주시면서 속초 중앙시장에 들러 갖가지 젓갈도 듬뿍 안겨주시면서 덤으로 팥이 듬뿍 들어있는 붕어빵까지 사주셨다.
버스타고 가면서 심심할 때 먹으라는 것이다.
휴...나도 누구에겐가 그런 싸부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어쨌든 싸부님의 의미심장한 헌정사를 귀담아 듣고 열심히 책을 읽었다.
요즘 하나님은 나에게 '교회'에 대한 생각을 정리시키려는 미션을 수행중이신지 어느 설교를 들어도 무슨 책을 읽어도, 하다못해 우연히 들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몽땅 '교회'에 대하여 집중하게 만드신다. 책도 그 중의 하나였다.
책을 읽으면서 수없이 많은 밑줄을 쳤는데 다 중요해서 무엇을 이곳에 풀어놓아야 할지 암담할 지경이다.
그래도 정리 차원에서 적어놓아야 할 것 같다.
나는 무교회주의자가 아니므로 죽을 때까지 교회에 다닐 것은 분명하므로 이참에 교회에 대한 생각을 완전 정리해 버려야겠다.
블랙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뻥튀기를 우적우적거리면서 길을 쓰는 저녁나절은....좀...행복한 듯도 하다. 매우 평안스러운 풍경.
아, 그나저나 하나님 무한 감사드립니다.
오늘 20일, 통장에 없는 돈을 어디론가 입금해야 하는데, 입금하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게끔 (임시방편이나마) 피할 길을 예비해 주신 하나님은, 정말 머리도 좋으셔!!
어떻게 그런 방법으로 나를 곤경에서 구해내시는지 그 놀라운 지혜에 제가 엄청 놀라고 있습니다요~~^^
감사한 마음으로 밑줄 친 글, 필사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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