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설교 듣다가 넘 웃겨서...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담양 용대리 집필실은 논 한 가운데 있는 집이다. 그러므로 주변에는 인가가 없다. 버스는 하루에 다섯 차례. (버스 시간표가 내방에도 꾸불꾸불한 글씨체로 적혀 있지만 늘 늦는다. 늦어도 한참 늦는다.) 가게도 없고 교회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밤에 드디어 치약이 떨어졌고 화장지는 간당간당해서 남자 집필실에 가서 애교작렬(ㅋㅋ)시키고 한 통 얻어왔다^^;;
하여튼.
교회가 없기 때문에 어제 주일도 얌전하게 방구석에 틀어박혀 예배 실황중계를 감상해야 했다. 물론 마음을 집중해서 드리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100주년 기념교회는 이재철 목사님이 미국에 가셔서 정한조 목사님이 설교하셨다.
6시 50분 1부 예배를 확실하게 드리고, 9시 예배를 다시 앞에 부분 삼십분 가량을 보고(똑같은 설교를 하시려니 힘드시겠다는 생각)
어떻게 하다보니 2시 예배도 흘낏 보게 되었는데 그때는 목사님의 노고에 안쓰러움이 느껴지면서 그저 예배는 교회에서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또 어찌어찌하다가 4시 반 예배도 힐끗거리게 되었다. (흘낏도 있고 힐끗도 있다. 재밌다 한국말^^)
여전히 어네스트 이야기에서 버선본이야기에서 바울 이야기에서.... 똑같은 말씀을 5번 쉬지않고 전하면 그 목사님은 매 예배때마다 진정성 있게 설교하기 얼마나 힘들 것이냐.... 인터넷 다시보기도 아니고 말이다.... 보는 내가 완전 지쳐버렸다...
100주년 기념교회의 성도수는 아마...5000명은 넘을 것 같다.
그리고 포이에마 예수교회에 들어가 신우인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진냥 좋았다. 가슴에 콱 박히는 말씀을 들으면 일종의 황홀경을 맛보는데 그 기분은...아마.... (이하 생략해야겠다) 그 교회는 창립한지 몇 년 되지는 않았지만 내 짐작으로 1000명은 되지 않을까... 그런 짐작을 한다. 1000명은 혹시 아닐지 몰라도 거의 그 정도는 될 것 같다. 목사님이 워낙 훌륭하시니까...
그리고, 밤에 우리 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약간 애매하게 은혜를 받아서 두 번 들었다. 영상물을 잘 보고, 설교문을 읽었다. 약간의 하품과 약간의 한숨, 그리고 약간의 슬픔이 느껴졌다. 우리교회 성도 수는...글쎄다... 줄잡아 1500명? 청년교회 300명 정도는 빼고? 주일학교 5, 600명은 빼고? 3부 예배까지 드리는 중형교회(요즘은 하도 대형교회가 많아져서 이 정도의 성도수는 소형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이다.
그리고 그리고 야밤에 남포교회에 들어가 박영선 목사님의 설교가 올라왔나 봤더니 역시나 안 올라와 있다. 동영상 올리는데 제일 늦장부리는 교회이다. 덕택에 하루에 서너 번씩 들어가서 확인하게 만들어 애정을 돈독하게 만들기도 한다. ㅋㅋ남포교회 성도수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짐작컨대 4부까지 드리는 것 같으니 적어도.... 2, 3000명은 되지 않을까. 내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정확한 교인 수가 아니라 100주년 교회나 포이에마 교회나 우리 교회나 남포교회나 꽤 많은 성도가 있다는 것이다...어째되었든간에.
우리 교회에서 선포된 성경구절을 찾아 박영선식 설교를 다시 들었다. 그러고 싶었다. 똑같은 성경구절을 가지고도 그렇게 다른 말씀을 전할 수도 있다는 놀라움. 다른 말씀이지만 그 목표는 물론 <하나님의 뜻>에 집중되어야겠지... 참...좋았다...너무 행복했다...
그렇게 오늘 아침. 그리스도 교회에 들어갔다. 이번 주일은 아침 내내 그리스도 교회의 목사님 말씀으로 행복하게 살았다.
어제 예배를 클릭하니 으윽 70분!
여전히 단상 구석에 있는 조그마한 카세트에서 찬송가 반주가 흘러나오고, 아멘 하는 성도는 목소리를 구별할만큼 아기자기한 성도수다. 설교 중에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얘, 저기 뒤에 있는 미선이 윤지(가명임다~~~ㅋㅋ) 고개를 잘 들고 열심히 듣거라) 거명된 사람은 아주 어린 성도였던 것 같다. 아마...초등학생 정도?
말씀은...죽음이었다. 너무 은혜 받아서 죽을 것 같았다는 말이다. 듣다가 감격해서 중간에 스톱시키고 밖으로 나가 여명이 밝아오지도 않는 어두운 새벽의 하늘(별이 총총했다. 밤새 비오는 것 같더니 아침에는 개었나?)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워야 했다. 죄송해요, 하나님.
내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를 않으면서 말씀이 끝났는데도 헌금시간, 광고시간을 그냥 보았다. 그런데...
목사님이 달력을 맞췄다고 꺼내 보이시면서 하는 말씀인즉슨.
"이 달력 꽤 비싸요. 40부만 주문했는데 무슨 착오인지 50부가 왔네요. 비싼데, 비싼데.... 그래도 오늘 말씀처럼 감사했어요. 하나님 달력이 50부가 와서 감사합니다. 무슨 연유가 있겠지요.... 그러니 여러분들은 두 부 이상씩 가져가셔도 됩니다....충분해요..."
하하하. 그 말씀으로 비추어 보건데 그리스도 교회(목사님 이름도 모른다)에 다니는 성도의 가정은 열 가정이나 될까...하는 짐작이다...
열 가정 정도의 성도 앞에서 하시는 말씀인데 매 순간 내 가슴이 폭발할 것 같은 말씀의 희열을 느끼게 해주시는 목사님.
계속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하나님 달력 40부 신청했는데 50부 와서 감사합니다(오늘 설교 제목은 감사, 찬양이었다^^::) 여러분들 각 가정에 필요하신대로 2 부 이상씩 가져가셔도 충분합니다...
잘 모르겠다. 무엇이, 어떤 교회가 더좋고 멋지고를 떠나서 내 생각으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의 형태는 아마도... 그리스도 교회가 아닐까...그런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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