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어나자마자 간략하게 하늘양식(가정예배서)를 읽고, 음식을 만들었다.
아들이 7시에 깨워달라고 주문하셨기 때문^^
어쩌면 차비를 줄지도 모르는 아드님이 혹시 아침 식사를 하지 않을까 싶어서 부지런히
음식 두어 가지를 만들었다.
어제 갑자기 볼일이 있어서 일산 암센터를 가는데 아침 일찍인데도 아들이 데려다주었다.
씬~나게 수다떨면서 가니 겨우 아침 8시 30분! 9시 진료예약인데!
곧장 일터로 가는 아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고마워 조심해서 가' 했는데
아들이 차창을 내리더니 이렇게 말한다.
"엄마, 차비 주까?"
나는 정말 놀래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난생 처음 들어본 소리, 엄마 차비 줄까.
집에 갈때 데려다주지 못해서 하는 말인줄은 알겠는데 평소 립서비스 전무한 아들이 한 말이니 진심이렸다? 세상에.
나는 놀라고 당황하여 괜찮아, 괜찮아, 돈 많아(실은 마이너스도 한참이었지만) 하면서 겨우 보냈다.
자그마치 일년 동안(계산해 보니 13개월이다) 아들에게 생활비인지 용돈인지를 주었다.
한달 우리의 총 수입보다 많은 금액이었다. 어떻게 그 금액을 충당했는지 정말 하나님만 아신다. 이번 달에는 주지 못했다. 금고가 엥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들이 차비줄께 하는 말을 하니 감격이... ^^ 서른여덟이나 된 아들이지만 날 닮아서인지 생활능력이 그다지...
그저께에는 아빠를 놀래켰다.
출퇴근 시간이 없이 들쑥날쑥하는 아들이 대낮에 들어왔다.
그런데 아빠에게 봉투를 준다. 앗 십만원!
우리 남편 좋아서 거의 기절하시고... 게다가 우리가 완전 좋아하는 버거킹의 와퍼 다섯 개!
아빠가 좋아하는 양갱, 그리고 아빠가 필요하다고 말했던 순간접착제까지 사왔다.
그저께부터 우리 남편이 아들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 달라졌다.
오, 삶의 윤활유로서의 돈의 위대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니...하나님도 혹시 돈 좋아하시는지 조금 걱정된다. 농담^^
얼마전에 동사무소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삶이 폭신폭신해진 것을 어떻게 알고는 의료급여, 주거급여 취소되었다능...
그동안 생활수급자로 살아왔는데 하나님이 한 등급 높여주시는 바람에
주거급여 21만원의 혜택이 쫑 쳤다.
하나님께 주문드립니다.
주거급여 21만원 못받게 되었으니 하나님께서는 그 두 배 정도는 하늘에서 돈벼락을
내려주셔야 하는 겁니다.
내가 생각하는 하나님의 계산법과 하나님의 속내가 같은 지는 알 수 없으나...(같을 리가 있겠어?) 기도인지 협박인지 하다가 보니...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거 같다.
그럼 너는 평생 수급자로 살고 싶단 말이냐. 그럼 그렇게 해주궁~
나는 얼른 하늘로 올라가고 있는 나의 기도문을 있는 힘을 다해 끌어내렸다.
이것 취소합니다. 한 등급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진짜 감사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신사임당 하나도 없는 빈지갑을 뒤적이는 제스처.
(하나님이 분명 보셨겠지?)
아무려나. 난생 처음 듣는 아들의 "엄마 차비 줄까?"라는 말은 생각할수록 너무 즐거운...
감사해요, 하나님.
'아름다운무술생의 아름다운 무술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일 동안 집중 글쓰기...^^ (0) | 2018.11.16 |
---|---|
참으로 신기한 성경모임 휴강 (0) | 2018.11.03 |
하루가 주는 것 (0) | 2018.10.22 |
꿈꾸는 것 같았도다 (0) | 2018.10.14 |
돈아 돈아 돈아 (0) | 2018.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