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내 안에서 Working(役事)하고 있다는 에네르게이아.
이 말씀을 듣고 귀가 번쩍 떠져서 얼마나 새벽 발걸음이 가벼웠던가! 하지만... 인지하는 것과 실감하는 것은 다르다...
새벽부터 에네르게이아가 충만해지는 느낌으로 온종일 살았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좀 좋아?
기를 쓰고 기를 모은다한들 모아지는 것은 아닐테니 노력도 헛고생같구.... 그래서 이 밤 쓸쓸~하다...
점심 즈음에
베란다에 내다놓은 안락의자에 정말 안락하게 앉아 감자샐러드를 양푼 채 끌어안고 수저로 팍팍 퍼먹으면서 책을 읽었다.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오는 것이 꽤 쾌적한 독서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나의 알량한, 허접한 인생(거창하게 보이면 걍 하루라고 말해두자) 중에서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입속으로도 뭔가 밀어넣고, 머릿속으로도 뭔가 밀어넣는 것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시간처럼 행복한 시간은
찾아보기 힘들걸랑 ^^;;
책이라... 지식 흡입용으로 읽기에는 너무 소용없었고 감정 이입용으로 읽기에는 너무 뻣뻣했다.
나는 이성적인 글을 좋아하지만
감정없는 인간처럼 느껴지는 건조체에는 쉽게 진력이 나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다 읽은 후...이윽고, 탁, 하고 덮어버린 책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니가 낫다, 사람보다.
니가 사람보다 훨~ 낫다...
코이노니아를 거론하기 이전부터 알레르기 증상이 심했던 나로서는
이중적, 다중적 인간의 내면에 대해서 포기 수준이었다. 그래서, 다행이었나?
기대치가 낮을 수록 배반감이나 실망이 줄어드니까 말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포장된 이면에 있는 그 불편한 진실들이 어느 순간 드러날 때마다 나는 독서로 도망가곤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책을 들고 있는 시간이 참 많아졌다. 그렇다고 몽땅 흡입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에 안정을 주기에는
독서만한 것이 없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참 좋은 피난처이긴 하다...
그리고, 설교들.
오늘 새벽처럼 뜻밖에도 들려오는 저 '에네르게이아'에 대한 일갈은 나를, 사뭇, 들뜨게도 하고
한순간 벅차오르게도 했고, 극심한 카오스 상태의 뇌속이 정리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도 있었으되...
자정이 가까워오는 이 시간 되돌아보건데
말짱 꽝이었나...하는 느낌표만 난무하고 있다.
하나님, 나 좀 알켜줘요.
제대로욧!
이렇게 아우성을 치면서 밤인데도 불구하고 밖으로 뛰쳐나가야했다...
가물가물...
책들과 책들의 서문과, 밑줄 빡빡 그어놓은 수많은 경구들과, 나의 한숨소리가 섞여지면서
또 다시 에네르게이아, 하는, 화두같은 단어가 내 정신을 쏙 빼놓았다.
장맛비로 불어난 하천으로 뛰어들고 싶었다 흑흑...
뭐예요, 하나님.
이미 내 안에서 워킹하고 있다면서욧!!
어느 만화영화에선가 본 장면처럼
거기에서 에네르기 파! 하면서 슈퍼 파워가 생기는 것처럼 뭔가 파워풀한 어떤 것, 언제 주실껀데요?
.... 네. 알아요.
'이미' 내 안에서 워킹하고 있다는 거...
'이미' 주셨는데, 그런데, 아직 체감하지 못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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