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오후 예배부터 몇 주간 동안 속장 교육이 있다고 했다.
문자 오고, 전도사님 전화도 오고.
필히 참석하라는.
작년 속장 교육도 몇 주간 오후예배 때 했는데 첫날만 참석했다
힘들지만 오전 9시반 예배에 갔다가 집에 도장만 찍고 부리나케 다시 교회로 가서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귀를 기울였던 바
이를 어쩌나, 전혀 내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말씀만 수두룩하게.
나는 앉아서 (마음속으로 내가 속장 교육을 맡는다면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혼자)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는 다음 주 연속 있는 속장 교육을 쌩까 버렸다.
양심의 가책 1도 받지 않았다.
교육은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만 강하게 했던 기억이.
올해도 여지없이 속장교육이 있으니 또 독려 문자, 독려 전화 날아오는데
오전 9시 반 예배를 드리면서도 마음은 반반이었다.
얼른 집에 갔다가 다시 교회로 뛰어가서 첫날은 참석해볼까.
(교회 옆 집도 아니고 장장 24킬로 떨어진 곳이지만)
그런 착한 생각도 했는데...
아름다운 봄 햇살이 찬란하게 비치는 정경을 베란다에서 보고는 마음이 확 바뀌었다.
블루투스 이어폰 끼고, 한 시간 20분짜리 설교(요즘 이장우목사님 설교가 점점 길어지시더라 ㅋ)를 들으며 몇 달 만에 처음으로 약수터도 가고 이 산책로, 저 산책로 계속 걸으면서, 하여튼 말씀 끝날 때까지 무작정 걸었다.
무지하게 좋았다.
말씀들으며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세상을,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니 금상첨화!
이 좋은 봄날, 계곡도 못가고, 싹이 트는 길도 못 걷고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교회의 이런 저런 스케줄에 맞추어 얌전히 앉아계시는 우리 교인들이, 조금은 안쓰러웠다.
혹시, 하나님도 안쓰러워하지 않으셨나 몰라....
아침부터 해질 때까지 주일을 교회에서 보냈던 나의 수십년 과거 교회활동은
물론, 즐겁기도 했고 위에서 하라니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말씀 하나로 그 시간들을
기꺼이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난, 그냥
봄길을 걸을테다.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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