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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이 가로되

온라인 예배는 편하군!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4. 12. 14.

핑계를 대자면 날씨가 너무너무 추웠고

숙취가 올해 들어 다섯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심했으며

거의 만취 상태로 잠이 들었는가 싶었는데 복잡다단한 머릿속 때문에

밤새 몇 번이나 깨고 비몽사몽 잠드는 일일 되풀이 했고

사분오열된 내 마음의 갈피를 도저히 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로

나의 하나님이여

노트북을 켜서 100주년 기념교회를 방안으로 끌어들이고 11시 예배의 성가대도 방으로 초대하고

정한조 목사님까지 누추한 집안으로 불러들여서 그렇게 주일 예배를 드렸네요.

이럴 때, 죄송하다고 말씀드려야 하는지

그래도 주일 예배는 드렸으니 빤빤한 표정으로 시미치를 떼야 하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일단 이곳에 들어와 고백은 드리나이다.

편했어요.

며칠 전 뉴스앤조이 후원자 초청으로 눈비가 섞여 내리는 어둔 밤거리를 걸어,

게다 의정부에서 서울 시청 앞이라는 어마무시한 거리를 마다않고 달려가,

숨죽이고 (한숨을 참으면서) 본 영화 <쿠오바디스>의 영향은 절대 아니옵니다.

아니고 말고요.

일단 저는 우리 교회가 좋거든요.

목사님 자체나 목사님 설교나 그런 게 좋은 것이 아니라

그냥, 교회 자체가 좋거든요. 그러므로 낮이든 밤이든 수십 년을 교회를 향하여 뛰어갔지 않겠슴까!

번잡한 마음을 살짝 숨기고 말하렵니다.

그냥

오늘 같은 날은 맘 편하게 혼자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짐작되는 설교를 들으면서

그냥 몸도 릴렉스하고 보내고 싶었다고요.

 

어쨌든 예배 시간에는 커피도 마시지 않고 정중한 자세로 앉아 첨부터 끝까지 진지하게 예배를 드렸습니다.

제 생각인데요

이제 십 년 정도만 지나면 개신교도들의 1/3 은 오늘의 저 처럼 인터넷 영상 라이브 예배를 드리지 않을까 싶네요...

그것이 좋다 나쁘다 말할 차원은 아닌 것 같고요.

시대가 변한 것이라고만 말하고 싶네요.

하나님이여.

당신은 개체들이 각자의 집에서 방에서 모니터와 독대하면서 드리는 예배를 즐겨 받으실 의향은 있으신가요?

아직은, 이라고요?

하지만 나의 하나님도 각오는 하셔야 할 겁니다. 그런 때가 머지 않아 올 것이라는 것을요....

 

몇 시간 간격으로 두통약 먹으면서 모처럼 책상 정리를 했네요.

두어 달에 한 번씩 날 잡아 정리하지 않으면 볼쌍 사납게 되어버리니까 어쩔 수 없이, 게다 연말이잖아요. 12월은 정리가 필요한 달이죠.

지난 수요일 문구점에 들러 카드를 사면서 장만한 내년에 쓸 노트, 가계부, 형광펜 등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어요.

바람직한 삶을 살아보자꾸나. 2015년은 한발짝 한발짝씩 아주 천천히 걸어가는 연습을 해보자꾸나.

사실 가장 힘이 센 것은 날마다 조금씩 무엇인가 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요? 아주 천천히 가는 것 같지만 단단한 그 길.

 

다행이어요 나의 하나님.

아침에는 많이 힘들었는데 기분이 다시 나아졌으니 말이어요.

그래저래 오늘도 감사한 주일이 되었네요.

그러니까 이렇게 말해도 되나요?

그래저래 결론은 하나님 뿐인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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