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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2019년!

쾌락 글쓰기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9. 2. 14.

어제부터 문유석 판사의 <쾌락 독서>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들.

이 양반, 어린 시절의 행태가 나와 판박이다.

남의 집 가면 책이 있는 곳부터 살펴보고 들어앉아 있는 것.

(그런데 우리집보다 책이 많은 집은 없었다는)


시골 외가에 가면 새농민인가 하는 얇은 잡지를 스무번씩 읽었던 나의 여름방학...

말뽄새며(글뽄새라고 해야 하나), 생각하는 것도 어찌도 나와 비슷한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신기할 정도였다...


그것은 유명작가들의 자서전 비슷한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글을 쓰는 인간들은 어린 시절이 대동소이하다.


아버지의 파산으로 소설보다 더한 소설같은 인생을 살았던 젊은 시절(방황하던 영혼의 시절)

그 때는 소설 쓸 겨를이 없었다.


어찌어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결혼하고 십몇 년 동안 내 인생은 교회와 집, 그리고 쾌락 독서로 꽉 차 있었다.

참으로 얌전했던 순수 신앙의 시절이었다.


밀레니엄 이후의 삶은 쾌락 글쓰기에 미쳐 날뛰던 시절.

눈을 뜨면서 감을 때까지 주님, (또다른 주님), 소설만 존재했던 것 같다.

그렇게 거의 이십 년...

오늘 같은 차분한 아침에 한번 정리해본다.

글 잘 쓰는 인간 많다.

글 잘 쓰는 소설가도 많은 것 같다.

많이 배우고 똑똑한 인간은 기본으로 글을 잘 쓴다.


그런데

글 잘 쓰는 크리스천, 별로 없다.

나의 나와바리는 역시 이쪽인듯...

결론은 아직 내고 싶지 않지만, 하여튼...

쾌락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모든 타인이 나에게 권하듯)

순식간에 그야말로 일필휘지로 날려버리는 단상들...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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