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시 필사는 오래된 시집이다.
1월 2월의 황동규 <사는 기쁨>시집은 너무도 지루해서 (막판에) 힘들었기 때문에
3월 4월은 여러 시인의 시를 흥미있게 살펴보기로 문우들과 약속했다.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런 명구절이 또 어디 있는가 말이다.
(바로 이 시집에서 발췌하여 그토록 유명하게 되었단 말이지? 호오~~ 문학은 역시 한 문장이다 ㅋ)
오늘 첫 시를 필사했다.
초대
나는 좀 꼴통기질이 있어서 유명한 시집은 잘 읽지 않아서(대체 왜 그러는지 나도 몰랑)
이 시집 역시 무려 133쇄나 찍은, 6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 셀러인데도 수십년 동안 눈길 한 번 주지 않다가 이렇게 뒤늦게 펼쳐들었는데...
첫 시가 나를 완전 매료시켜버렸다.
오!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면서 필사하고나서도 한동안 그 감흥이 사라지지 않아 다시 이곳에 올린다. 그러니까 이 시의 제목인 초대는 바로 그런 것이다!
'그런 것'들은 시 안에 풍요롭게 나열되어 있다. 나의 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그냥 넘어가버리는 것들의 대비가 이처럼 완벽하게 나의 생각과 맞아떨어지는 시(산문을 포함하여)는 처음 보았다!
감사하다. 나 혼자 외롭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같은 생각을 하는 인간이 꽤 많다는 것이징~
성경은 한줄도 안읽고 독서하고 필사하고 그리고 골프보고 신나게 놀고 있다.
왜냐? 오늘은 공휴일이니까^^
(뭐...정채봉과 류시화가 머리 맞대고 좋은 시라고 열심히 골랐다는데...열심히 읽어보기로 한다...ㅋ)
초대 /오리아 마운틴 드리머
당신이 생존을 위해 무엇을 하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자신의 가슴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당신이 몇 살인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나는 다만 당신이 사랑을 위해
진정으로 살아 있기 위해
주위로부터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알고 싶다.
어떤 행성 주위를 당신이 돌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슬픔의 중심에 가닿은 적이 있는가
삶으로부터 배반당한 경험이 있는가
그래서 잔뜩 움츠러든 적이 있는가
또한 앞으로 받을 더 많은 상처 때문에
마음을 닫은 적이 있는가 알고 싶다.
나의 것이든 당신 자신의 것이든
당신이 기쁨과 함께할 수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미친 듯이 춤출 수 있고, 그 환희로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까지 채울 수 있는가
당신 자신이나 나에게 조심하라고, 현실적이 되라고,
인간의 품위를 잃지 말라고
주의를 주지 않고서 그렇게 할 수 있는가.
당신의 이야기가 진실인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자기 자신에게는 진실할 수 있는가
배신했다는 주위의 비난을 견디더라도
자신의 영혼을 배신하지 않을 수 있는가 알고 싶다.
어떤 것이 예쁘지 않더라도 당신이
그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가
그것이 거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더 큰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가 나는 알고 싶다.
당신이 누구를 알고 있고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당신이 슬픔과 절망의 밤을 지새운 뒤
지치고 뼛속까지 멍든 밤이 지난 뒤
자리를 떨치고 일어날 수 있는가 알고 싶다.
나와 함께 불길의 한가운데 서 있어도
위축되지 않을 수 있는가
모든 것이 떨어져 나가더라도
내면으로부터 무엇이 당신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자기 자신과 홀로 있을 수 있는가
고독한 순간에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을
진정으로 좋아할 수 있는가 알고 싶다.
'기쁜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워크넷을 뒤지다가... (0) | 2019.03.03 |
---|---|
여인숙 (0) | 2019.03.02 |
은둔자 남편님의 교회 외출 (0) | 2019.02.20 |
쾌락 글쓰기 (0) | 2019.02.14 |
해피와 행복 (0) | 2019.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