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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이 가로되

Now Playing: Concierto de Aranjuez (2) by Joaquin Rodrigo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5. 3. 13.

Now Playing: Concierto de Aranjuez (2) by Joaquin Rodrigo

지금 이순간, 로드리고의 아랑페즈 협주곡으로 나를 행복하게 하시는 나의 하나님께 굿모닝 인사드립니다.

 

몇 분에 불과한 저런 음악도 이처럼 나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여주는데 하물며 나의 하나님의 나에 대한 평생 AS에 대한 행복감은 더 이상 말해 무엇하리!

늘 어딘가 고장이 난 상태 비슷하게 삐걱거리고 흔들리고 좌우대칭이 어긋나며 어딘가는 살짝 부서진 나의 영혼과 몸과 마음을 일일이 토닥여주시면서 괘안타, 하시는 하나님의 투박하지만 사랑 가득한 손길이 지금 이 순간 저 감미로운 음악처럼 내 안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아름다워요, 깊은 음악이여, 깊은 사랑이여, 깊은 꿈속같은 나의 삶이여, 그리고 나의 하나님이여....

 

그렇게 나는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

광야같기도 하고 푸른초장같기도 하고 가파른 절벽 끄트머리 같기도 하고 파도가 거센 바다 한 가운데 같기도 한 세상을

하나님의 끝없는 용서과 사랑에 의지하여 걸어갑니다.

 

나는, 피어나는 꽃처럼 찬란하고 아름다운 시 한 구절을 사랑하고

나는, 나의 글쓰는 이 손길을 멈추게 만드는 저토록 아름다운 협주곡도 사랑하고

나는, 샛노란 갓등아래에서 검은 노트북을 펴놓고 당신에게 끝없이 연서(戀書)를 써내려가는 나의 아침도 사랑합니다

 

또 이렇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나의 하나님이여

곧 일어설 것처럼 망또까지 다 갖추어 입고 이렇게 앉아서 물끄러니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십자가 그림을 바라봅니다.

그 옆에서는 성 프란체스코가 십자가 상의 예수님을 곁눈질하고 있네요.

차마 정면으로 바라볼 수는 없었던가봐요.

나의 하나님이여

저도 성 프란체스코처럼 곁눈질로 하나님을 흘낏거립니다.

과연 나의 허물을 나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여 주실런가, 가 아니라

이토록 평안한 마음을 주신 나의 하나님께 여전히 죄송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좀 부끄러워 그렇습니다.

그러나, 나의 하나님은

여전히 변함없이 어제처럼 오늘도 나를 사랑하신다고 하시므로 또 다시 감격하여 이 아침을 누립니다.

어리석지만, 아니, 어리석어서 더욱 하나님께 나아가는 저의 이, 연서를 받아주시는거죠?

 

Now Playing: Adagio in G minor by Tomaso Albinoni

아,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로 이 시간을 끝나게 하시는 나의 하나님께 또 다시 불같은 키스를 더해 드려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