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짜를 보니 어머나, 13일의 금요일이네요?
그것의 유래는 예수님의 고난으로부터 비롯된 것이기는 하나 대단히 미신적인 것은 틀림없겠죠?
사람들의 약함을 증명하는 일례라고나 할까요?
서양영화에서 십자가를 무슨 방패삼아서 귀신이나 사탄이나 괴물들 앞에서 대항하는 사람들을 볼 때
느꼈던 얄팍한 감상과도 비슷한 거 같아요.
나 역시 십자가 목걸이를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것은 고난받는 예수님을 기억하는 것이지 그것을
부적삼아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니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염^^
어쨌든 주말의 아침. 내일과 모레는 쉰다는 그 즐거움이 나를 참 많이 행복하게 만드네요, 고것도 일이랍시고...
얼마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목욕 도우미를 하게 되었는데요, 받는 금액은 참으로 소소하지만(겨우 만오천원!)
그 할아버지가 너무 좋아하시는 게 눈에 걸려 쉽사리 그만두지는 못할 것 같아요.
오늘 목욕 도우미 서비스 시간이 끼어있어서 퇴근이 좀 늦겠네요.
그래도 나의 하나님이여.
아직까지 내가 누군가에게 목욕 도움을 받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사실에도 참으로 감사드립니당
언제인가는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내가 그런 상태까지 살기는 절대 원하지 않지만 혹여 그런 시간이 닥친다 하여도
어쩔 수 없이 감사함으로 견디어야 하겠지만 우선은
정성을 다하여 어르신을 깨끗하게 개운하게 즐겁게 웃음이 나오게 진심으로 '아주 고마워'라고 말씀하실 수 있게
나에게 역할을 주신 나의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이틀 전 우리집에 목사님이 심방을 오셨는데요, 우리 가족 챠트를 물끄러미 보시더니만 일하신지 벌써 일년이 되셨네요, 하질 않겠어요? 어머나 세상에... 그 심방 카드에는 별 게 다 적혀 있나봐요. 깜짝 놀래 목사님을 쳐다보는데 아, 글쎄 그 순간은 목사님이 아니라 마치 국정원 요원처럼 보이질 않겠어요?
그 국정원 요원이 나에게 묻기를(조서 꾸미듯이 하하)
"일 하시면서 무엇이 좋던가요", 하여튼 그런 비슷한 질문을 하시길래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나로 인하여 어르신이 행복해 하시고 방긋 웃으시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내 존재가 누군가의 기쁨이 된다는 거요"
정확하진 않지만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해드린 것이죠. 아멘.
물론 저 역시 인간의 특성상 짜증날 때,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속상할 때, 이런 거 이렇게 하고 있는 게 내 사명이 맞나, 하면서 회의할 때도 없지는 않지만 십중 팔구는 감사하고 기쁘게 만들어주시는 분이 바로 나의 하나님이라는 거 알고 있어요.
그래서 감사해요.
참 많이 감사해요.
오늘도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르신이 아주 화들짝 놀라면서 꽃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반겨하시는 그 모습을
볼 수 있겠지요. 그래서 또한 마음이 뿌듯해지고 행복해져요.
내가, 세상에, 어르신을 돌보고 있다니 어느 순간 생각하면 나도 믿을 수 없지만 그것은 현실.
어제 처음으로 남편에게 어르신을 목욕시키고 그집 욕실을 물한 방울 남기지 않고 마른 수건으로 닦는 일을 리얼하게 이야기해 주었더니 듣는 표정이 참으로 묘해졌어요.
우리 마누라가 고생하는구나, 하는 표정?
아니, 그럼 내가 가서 공주처럼 앉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참나... 생각없는 울 남편에게 속으로만 혀를 쯔쯔 찼어요)
어쨌거나 또 알람이 울리니 일어서야겠네요.
지금 영국 클래식 방송에서 현악 사중주 들려주는데요 하필 찬송가! 아, 물론 원래의 곡은 ...(얼릉 방송에서 긁어왔어염^^)
Now Playing: String Quartet in C major Opus 76 No.3 (2) by Joseph Haydn 이지만
우리식으로 말한다면 시온성과 같은 교회, 바로 그!!
하여튼 영국 방송까지 은혜를 주는 행복한 아침입니다.
감사해요. 이제는 정말 일어설께요.
오늘 어르신 케어와 목욕 도우미 할 때도 함께 해주시는 거죠? 힘들지 않게 해주시고 감사함으로 일하게 해주시는 거죠?
싸랑합니다, 나의 예수님!
오늘 내 곁을 스치는,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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