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도 아니고
팔도 아니고
머리도 아니고
가슴이 아프게 해주신 나의 하나님
하필 가슴?
왜 가슴?
이렇게 마구 물어보니 하나님께 반말하는 것 같지만, 아니고요
약간 어안이 벙벙해서 걍 한번 물어보는 거임, 나의 하나님께.
두 달 넘게 이상한 세상(진단, 검사, 입원, 수술, 후속치료....그 먼 병원을 출근부 도장찍듯 내집처럼 매일 드나들며)을
구경시켜주신 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하나 말아야 하나
가끔 내가 암적 존재가 아닌가 하고 의심할 때가 있었는데
영혼은 아니고
몸 전체도 아니고
다만 가슴 쪼금만 암적 존재였노라고
이상스레 증명해주신 나의 하나님께
일단 감사드리옵고
내가 하도 잘 잊어버리니까
도저히 잊을 수 없게
옷 갈아입을 때마다 생각나게
샤워할 때마다 생각나게
묘수를 쓰시는 나의 하나님께
또 다시 일단 감사드리옵고
(일단만 감사하려 했으되 곰곰 생각해본 결과
이단 삼단 역시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사옵고)
어리둥절하면서도
두 달 넘게 밤마다 아름다운 밤이어요, 하면서
잠들 수 있게 하여주신 하나님이여
그 결과
이렇게 예술인간의 기원이 되었으니
그 또한 감사드리나이다
영원히 감사드릴꺼니까
앞으로는 쓰잘데 없이 시험주지 마세요.
'예술인간의 기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우구스티누스 가라사대 (0) | 2015.10.01 |
---|---|
맑게 소외된 시간, 황홀한 시간 (0) | 2015.10.01 |
아뿔사, 추석과 주일이 겹쳤네 (0) | 2015.09.27 |
피아노홀릭 (0) | 2015.09.18 |
예술인간의 기원 (0) | 2015.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