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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간의 기원

가슴이 아픈 여자가 되어 가로되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5. 9. 14.

다리도 아니고

팔도 아니고

머리도 아니고

가슴이 아프게 해주신 나의 하나님

 

하필 가슴?

왜 가슴?

 

이렇게 마구 물어보니 하나님께 반말하는 것 같지만, 아니고요

 

약간 어안이 벙벙해서 걍 한번 물어보는 거임, 나의 하나님께.

 

두 달 넘게 이상한 세상(진단, 검사, 입원, 수술, 후속치료....그 먼 병원을 출근부 도장찍듯 내집처럼 매일 드나들며)을

구경시켜주신 나의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하나 말아야 하나

 

가끔 내가 암적 존재가 아닌가 하고 의심할 때가 있었는데

영혼은 아니고

몸 전체도 아니고

다만 가슴 쪼금만 암적 존재였노라고

이상스레 증명해주신 나의 하나님께

일단 감사드리옵고

 

내가 하도 잘 잊어버리니까

도저히 잊을 수 없게

옷 갈아입을 때마다 생각나게

샤워할 때마다 생각나게

묘수를 쓰시는 나의 하나님께

또 다시 일단 감사드리옵고

(일단만 감사하려 했으되 곰곰 생각해본 결과

이단 삼단 역시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사옵고)

 

어리둥절하면서도

두 달 넘게 밤마다 아름다운 밤이어요, 하면서

잠들 수 있게 하여주신 하나님이여

그 결과

이렇게 예술인간의 기원이 되었으니

그 또한 감사드리나이다

 

영원히 감사드릴꺼니까

앞으로는 쓰잘데 없이 시험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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