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노자는
"어떤 목적을 행해 치닫는 맹목은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한다" 고 했다.
물론 아시다시피 좋은 의미로 쓴 것은 아니지만
나는 치닫는 것도 좋고 맹목도 좋고 미치는 것도 좋다.
그러니 내가 미치지...
노자의 반어법을 매우 사랑하지만 이 말은 반어법이 아닌 것도 안다.
그래도 나는 그냥 미쳐버린다.
그러니 내가 미치지...
내가 목적을 정하지 않았는데도 그 어떤 것이 자꾸 목적이 되어버리는 것을 평생 느낀다.
내 마음의 끝이 향하는 곳은 언제나 한 곳이다.
그것을 혹시 하나님은 '섭리'라고 하시지 않을까?
범인들이 도저히 헤어날 길이 없기에 '운명'이라고 일컫는.
나는... 천국과 지옥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그 것'을 대체 무어라 명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내가 사랑하고 내가 미치고 내가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그곳을 향하여 달음질치는 나의 모습을 내가 본다.
무모하기에 아름다운 시절도 있었고
무모하기에 처절한 시절도 있었지만
끝날 줄 모르는 어떤 에네르기가 (가뜩이나 가슴까지 아픈)나를 자꾸 흔들어깨운다. 아파요, 하나님.
무엇을 가지려 함도 아니고
무엇을 완성하려 함도 아니고
물론, 부귀영화를 누리려 함도 아닌 것은 하나님도 아시잖아요.
나는, 매일 눈을 뜨면 그곳으로 가고 있는 것을 느끼고
매 순간 나의 마음은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슬픔 속에서도 자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감성과 이미지와 언어가 푹죽처럼 터지고 있다.
그렇게
예술인간의 기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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