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다의 하루

개독교인의 슬픔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2. 3. 14.

오늘 독서회가 개강했다.

모처럼 도서관에 가니 기분이 새로워졌다. 지난 5년 동안 매주 목요일마다 강의를 하던 곳이다.

5년... 나의 영혼을 살찌우던 시간이었다. 원래 배우는 사람보다 가르치는 사람이 더 영양가가 있는 법이다.

그 5년 동안 (거의)최선을 다해 강의를 했다. 실력이 없으니까 노력을 많이 했고, 인문학에 약하므로 철학 역사에 대해 홀로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어느새 도사가 되었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 있는 독서회도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성실하게 진행했다. 덕택에 독서회가 아니라면 절대 읽지 않을 귀찮고 어렵고 따분한 책도 억지로나마 읽을 수 있었고, 그 책들은 피가 되고 살이 되었다. 일년에 열권 넘게 5년을 했으니 치열하게 파고 든 독서회 책만 해도 오십여권에 달한다. 흐믓함....

 

오늘은 <너>에 대한 집중 탐구였다. 정신과의사 김병후의 신간 <너>에 대한 독서회였는데...

대화 중에 기독교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불교 신자도 있고, 종교가 없는 사람도 있고, 기독교인은 나를 포함하여 두 사람이었는데...

엄청난 독설을 감수해야 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은 예수에 대하여 알 리가 없고, 구원이나 사랑이나 성경말씀을 모른다. 다만 그리스도인을 알 뿐이다.

교회에 다니는 사람은, 으로 시작하는 그 많은 질타!!

기독교인들이 절에 가서 땅밟기 하는 이야기에서부터 편협하고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행태에 대하여 무지막지하게 많은 예화를 들면서 쏟아내는 분노의 목소리에...나는 고통받았다...

예수님 얼굴에 똥칠하는 기독교인, 교회라면 치를 떨게 만드는 기독교인, 신앙심이 특출하여 주위사람들을 괴롭히는 기독교인이 이 땅에 얼마나 많은지 알겠다...

 

제일 욕을 먹어야 할 사람은 목회자들이다. 그들이 제대로 가르치기만 했어도, 목사님을 하나님처럼 떠받드는 순진무구하시고 믿음 투철하신 맹신도들이 그렇게 개판이 되지는 않았으리!

믿음이 너무 좋으셔서 말이야...하면서 비꼬는 회원들의 끝이 없는 비난의 말을 고스란히 얻어먹으면서 나는 괴로웠다...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개독교인이 되어버린 이 현실을 어찌하면 좋을까......

이제 교회에서는 십계명 뿐만 아니라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십계명이라도 따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매일 행동강령을 가르쳐주고 체크하는 책자라도 하나씩 나누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 독서회에서 오간 온갖 욕을 먹고 있는 우리 예수님을 생각하니 정말 눈물 난다...

예수님, 이렇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가르침으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이 땅의 교인들에게 직접 강림하셔서 일갈을 하시던지, 아직도 꿈속을 헤매는 목회자들 꿈속에 나타나 혼쭐을 내시던지 제발 어떻게 해주십시오...

 

<너>를 읽고 나눈 대화에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가 결론처럼 내려졌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행복의 근원이라고 한다. 나와 너가 다름으로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말하고 있다.

그런데 가장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곳이 바로 교회라니...

똘레랑스가 존재하지 않는 곳, 교회에서 가장 똘레랑스가 활발하게 펼쳐지는 굣이 교회가 될 때까지 내가 할 일을 해야겠다는 결심이다. 주먹을 불끈 쥐고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성경 읽을 시간도 없는데 무슨 책을 읽느냐는 기독교인.

서울의 <종묘>를 갔는데 갈 곳이 없어서 제사지내는 곳을 가느냐고 화를 내며 일행이 뿔뿔이 흩어져 결국 보지도 못하고 헤어졌다는 기독교인.

편협하고 무지하며 독선적이고 자기만 알고 남의 말은 절대 듣지 않는 기독교인.

남의 종교에 대한 배려는 눈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 수 없는 기독교인.

(절에 가서 구원이 없는 종교라고 스님에게 맞대고 욕을 하는 기독교인, 불상의 목을 자르는 기독교인. 사탄의 세력이 물러가게 해달라고 절 앞마당 땅밟기를 하는 기독교인)

완악하고 교만하며 자신의 구원을 자신의 능력이라고 믿는,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라면 평생 새벽기도를 마다하지 않는 기독교인.

인색하고, 돈 밝히고, 남을 돌아볼 줄 모르고, 제삿날 코빼기도 안 비치고, 시부모 공경보다 교회에 가는 일을 우선하고, 세상 명예 권세에 앞장 서서 달려가면서 잘사는 것을 축복이라고, 믿음이 좋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

 

수많은 예화를 가지고 가슴이 멍든 저 회원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고 싶었다. 그들의 주위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석고대죄라도 하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께 죄송했다..

하나님. 우리 이렇게 못나게 살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예수님. 예수님 얼굴에 똥칠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유다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우고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0) 2012.03.16
행복의 원천은 감동  (0) 2012.03.15
으음...40장!^^  (0) 2012.03.13
신앙의 꽃, 찬양  (0) 2012.03.13
바람불어 좋은 날  (0) 2012.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