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메시지 성경에서 사도행전을 읽는 중에 바울 일행이 고린도에서 배를 타고
에베소로 가는 장면이 나왔다.
2012년 2월 성지순례를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 5000킬로 버스여행을 했는데 터키 다소(바울의 고향)에서 시작하여 주욱 위로 올라가 트로이까지 가서 배를 타고 그리스로 가서 마케도니아 빌립보 등을 거처
아래로 길게 훑으며 내려와 고린도 아테네에서 (또다시 바울처럼 역순으로 가야하지만 너무 힘드니까) 비행기로 이스탄불에 갔었다.
그런데 바울은 고린도에서 (겐그레아에서 머리를 깎고) 배를 타고 에베소로 간다고 하니 궁금해져서 지도를 뒤졌다.
오호~~~ 배를 타면 고린도와 에베소가 거의 직선거리에 아주 가까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 재밌어 함^^
그리스터키 성지순례를 하면 신약이 눈에 확 보인다.
그래서 나는 교회를 다니는, 내가 아는 모든 인간에게 과부 빚을 내서라도 그리스 터키 성지순례를 다녀오라고 권한다.
오늘 말씀 중에서 매를 죽도록 맞고도 감옥에서 찬양하는 바울 일행을 보았다. 빌립보(물론 가보았지^^)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휴. 내 가슴이 아리아리하다.
성지순례에서 빌립보 감옥을 구경하면서 어이구 바울 형님, 하면서 엎드릴 뻔했다.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정말 대단한데, 그렇게 대단하게 된 모든 베이스는
자신의 모든 것(배운것, 가진것, 로마시민이라는 것까지)을 똥으로 여기고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살았기 때문이다.
바울은 자신의 능력이 제로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주님의 은혜가 아니고서는 절대 그런 생각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요즘은 성경을 읽으면서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말씀을 들으면서도 정리가 되는 느낌이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이생의 기쁨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바울처럼 매를 맞지도 않고, 발이 부르트도록 전도여행을 다니지도 않고,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은 눈꼽만큼도 없고,
내 마음대로 내 시간을 쓰는 자유를 어떻게 잘 누릴 것이냐, 이런 생각만 하는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아들은 금요일 오후에 이사를 잘 했다.
생각보다 짐은 많지 않아서 방이 휑하다. 정말 거의 다 버리고 온 것 같다.
인생에도 몇 번의 기회가 있다. 자신의 것들을 정리하고 버리고 할 때.
아들은 지금 좋은 기회를 얻은 것 같다.
어제 교회에 가서는 정말 모처럼 좌청룡 우백호(왼쪽에는 아들, 오른쪽에는 남편)로
예배드리는데 정말 감격했다.
교회에 도착하면서 우리를 내려놓고 주차하려고 차를 돌리는 아들에게 내가 좀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이사도 했고 밥도 집에서 먹었으니 이제부터는 꼭 예배에 들어와라."
대답도 하지 않는 아들.
그래도 아들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렸는데 과연 금세 아들이 들어와 앉았다. 이 기쁨!
계속 졸면서 (사탕을 두 번이나 주었는데도)앉아있기만 하는 아들이었지만 (남편도 졸려운지 사탕달라고 손 내밀어서 까 주었다), 왜 우리 목사님은 말씀을 졸립게만 하실까, 그런
생각 조금 하다 말았다.
집에 오면서 아들에게 말했다.
"엄마 아빠 소원은 딱 하나밖에 없다. 너랑 같이 앉아서 예배드리는 거!"
네가 돈버는거, 성공하는 거, 건강한거, 잘사는거, 행복한 거 이런거 아니고
네가 하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엄마처럼 즐거워하는 것이다. 이 말은 속으로 했다.
여전히 과묵하신 아드님은 대답도 아니하시궁 운전에만 열중.
갑자기 지금 나의 꿈이 하나 생겼다.
우리 아들이랑 남편이랑 같이 또다시 그리스 터키 성지순례를 가는 것.
그렇게 될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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