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쁜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여전히 주님은 내가 깨어나기를 기다리셨다가 안녕? 하고 웃으신다.
마치 어린아이가 된 기분으로 하나님께 응석을 부렸다. 하나님, 사랑하고 감사합니당~
새벽설교 동영상이 잘 뜨지 않아 백주년 교회에서 정한조 목사님의 예전 주일 설교를 들었다.
은혜와 평강이라는 제목의 말씀이었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목사님의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좋다!
할 일이 너무 많았다.
일단 아들과 모텔 순례를 나갔다. 언니가 묵을 방을 고르면서, 대낮의 불륜족을 여러쌍 만났다. 기분이 묘했다.
그들이 정말 사랑하는지, 일시적인 쾌락만을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제발 행복하기를 빌었다. 그리고, 살짝 이렇게도 말했다.
하나님도 한번 사랑해봐요, 장난아니게 즐거운 인생이 됩니다...
아들과 녹양동 떡집에도 들리고, 아파트 장에서 몇 가지 추석 음식 재료도 샀다. 사람에게 돈은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
조금만 더 궁핍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하지만 하나님이 알아서 해주시겠다. 이미 나의 소관을 떠난 일이다.
나는,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 하나님의 처분만 기다리는 심정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어쩔 수 없이라도 하나님께
바통을 넘겨드리고, 나는 그냥 하루하루 즐겁게 살려고 노력만 할께요, 하는 심정?
안타깝게도, 오후의 시간을 유용하게 보내지는 못했다.
찬송가를 치면서 은혜 받은 시간을 제외한다면, 어쩐 일인지 피곤이 몰려와서 소파에서 한 숨 거하게 자버렸다.
하나님이 나에게 너무 평안을 많이 주시는가 보다^^:;
저녁 메뉴로 부대찌게와 두부조림을 맛있게 만들어 모처럼 온가족이 거실에 모여앉아 저녁식사를 했다.
아주 아주 오랜만에 남편은 쏘주 두 잔, 나도 옆에 끼어 앉아서 쏘주 두 잔. 기분이 좋아진다.
밤 8시 반에 명숙이와 길거리에서 만났다. 그러구러 밤 11시 넘어 헤어질 때까지 길거리 부흥회가 열렸다.
홈플러스에서 민락동 명숙이 집 앞까지 걸으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마음의 고통과 그리고 가족에 대하여, 설교와 믿음에 대하여, 지금 우리의 상황에 대하여, 하여튼 나눌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간에 아들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공감대가 너무 형성되는 바람에 둘 다 눈물을 흘렸다.
자식에 대하여 애착을 버리고, 그저 그 존재만으로 사랑하자는 결론.
나에게 명숙이처럼 모든 이야기를 나누고 의논하고 같이 기도할 수 있는 쏘울 메이트, 믿음의 동역자를 주신 하나님께
정말정말정말 감사드렸다.
명숙이에게 조언.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하고 말하는 것보다 먼저 사랑합니다, 하고 말해라.
그 말씀은 엊그제 집회에서 건진 말씀인데 나 역시 날마다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내일은, 온종일 주일 예배 기도 준비를 하면서 추석 음식을 만들어야지...
하나님, 이 평화, 하늘에서 내려오는 이 평화를 아낌없이 저에게 주시니 감사하고, 사랑해요~~^^
아참, 또 기적이 일어났다. 내가 먼저 말하지도 않았고,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아들이 주일 1부 예배에 같이 가겠다고 했다.
기도순서를 맡았다니까 일찍 가서 준비하라고 한다. 아, 정말 놀라우신 하나님의 능력!
아들이 스스로 교회에 같이 가겠다고 하다니, 정말 믿을 수 없다. 하나님,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