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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하루

명절의 끝날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1. 9. 13.

토요일.

눈을 떴을 때, 마음이 기뻤다. 왜 그랬을까? 그냥.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마음의 근심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이 가득했기 때문.

새벽 설교 동영상이 또 뜨지 않아서 한참 헤매다가 결국 전날의 금요철야 예배 동영상을 보았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알아는 듣겠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우리는 영으로 살아야한다는 말씀.

그러나 우리는 엄연한 육체를 가지고 있고, 그 육체의 요구를 따라 살아야 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닌데.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고, 졸리우면 자야하고, 피곤하면 쉬어야 하고, 무슨 생각이 나면 궁금해지고...

아름답고 싶고, 멋지고 싶고, 매력적이고 싶고.

타인에게 뿐 아니라 내가 내 자신을 바라볼 때 자신감도 가지고 싶고...너무 많다.

그런데 육은 무익하다, 고 그렇게 못을 박아놓으니 참 ...그렇네...

이 무익한 육은 날마다 매 순간마다 많은 것을 필요로 하는데 그럼 그것은 어떻게 하나요...

말씀을 들을 때는, 물론 아멘이었다.

크게 생각하기로 했다.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뜻은 알아들었고, 영으로 살도록 노력할지어다, 이렇게.

오전을 편하게 보내다가 점심때 즈음부터 음식 만들기를 시작했다.

준비한 메뉴를 적어놓고 한 가지씩 한 가지씩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른 사람들은 명절 증후군이니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나에게는 그럴 일이 없다.

모두 반가운 사람들이고, 피를 나눈 친척이고, 힘써 사랑해 주어야 할 사람들만 만나는데 무슨 스트레스?

그런 환경을 주신 하나님께 새삼 감사드렸다.

또 기적이 일어났다.

아들이 교회에 같이 가겠다는 것, 그리고 눈치를 보니 남편도 뒤따라 같이 갈 생각을 한 것 같았다.

말끔하게 면도를 하는 모습을 보니, 내일은 온식구가 또 다시 교회에 가게 될 것 같은 행복한 예감이!

나에게 적절한 때에 기도를 맡게 해 주셔서 온 가족이 주일 성수를 하게 되니, 기적이다!!

음식을 만들면서 내일 예배 시간에 맡은 기도문을 마음속으로 썼다.

이런 기도를 올려야겠다. 저런 말씀도 드려야지, 하면서.

저녁 늦게 기도문을 완성했다. 사람의 마음에 드는 기도가 아니라, 우선 내가 진심으로 기도해야 했고,

그곳에 모인 모든 분들을 대표할 수 있는 기도여야 했고, 그리고 하나님께 드리는, 온전히 하나님만 받으시는

고백의 기도를 드리고 싶었다. 기도문은 쉽게 작성했다.

몇 번 읽어보면서 그 기도가 입에서 끝나는 기도가 아니라 나의 삶에 적용되는 기도이기를 바랬다.

혹시 해서 알람을 여러 개 만들어 놓고 평소보다는 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술 생각이 조금 났지만 꾹 참았다. 내일 기도드릴 때 너무 면목없으면 안되니까^^

 

주일.

새벽 5시 약간 넘어 일어난 나는 준비를 마치고 6시에 남편과 아들을 깨웠다.

모두 군말없이 시간에 늦지 않게 준비했다. 아, 하나님도 이뻐하겠다, 저 모습을.

같이 교회에 가서 무사히 대표기도도 했고, 그리고 나란히 세 식구가 앉아서 말씀을 잘 들었다.

이렇게 매 주일 같이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기를 원합니다.

9시 넘어 집에 도착하여 그때부터 또 다시 음식을 열심히 만들었다.

막내 동생은 아주 일찍 왔고, 다른 동생들과 동생 식구는 1시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나도 어제 열심히 세 가지 전을 부쳤는데, 올케는 여섯 가지 전을 하나 가득 만들어왔다.

이쁜 올케!

동생들이 남편과 나에게 용돈을 많이 주었다. 감사해요!

너무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약간 아쉬워서 다시 세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봉선사 뜨락도 거닐고,

자판기에서 음료수도 빼서 먹고,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모리 691에도 들러 아름다운 저수지도 바라보면서 같이 거닌 시간은 천국이었다.

조카들이 성실하고 이쁘게 자란 것에 대해 고모로써 너무 면목이 없기도 했지만 감사.

저녁에 집으로 초대한 친구 부부와 함께 저녁식사.

정성들여 음식을 차려주었더니 참 맛있게도 먹는다. 이야기 내용은 반은 좋고 반은 별로였지만

우리를 늘 찾아주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이 좀 흠이지만, 명절이니까 하나님, 좀 봐주세요. 그리고 집안식구들과 함께 한 것이니까요.

새벽부터 여러가지 일을 했더니 피곤해서 11시 좀 넘어가자 얼른 잠을 잤다.

기도에 은혜받았다는 문자도 받고 보니 새삼 나의 소명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 저에게 주신 달란트를 잘 사용하게 하여 주십시오.

즐거운 시간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월요일, 추석.

명절이므로 알람을 끄고 아주 편하게 하루룰 보냈다.

말씀도 듣지 않고, 보지도 않고, 아예 노트북을 켜지도 않았다.

그런 날도 일년에 몇 번 있는 것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가족들과 함께 명절맞이 고스톱을 치려고 세 군데나 들러 동전을 바꾸고.

11시에서 저녁 7시가 넘도록 거의 8시간을 내리 고스톱을 쳤다.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하하.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또 내가 다 따버렸다.

15700원! 이상한 일이다 고스톱은 일년에 딱 두 번 치는데 항상 내가 이긴다.

아들의 말에 의하면 교회에서 대표기도를 하더니 하나님이 이쁘게 봐주신 모양이라나?

그렇게 하나님을 갖다 붙이는 것이 너무 우스웠지만, 모두 웃음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막판에 좀 이상하게 끝나기는 했지만.

고스톱 치면서 노는데 막내이모로부터 문자가 왓다.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화해의 문자였다.

아, 정말 하나님께 감사했다. 하나님께서 풀어주신 것이다. 이모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답문자.

나 역시 좋지 않은 말을 전한 것은 백배 잘못한 것이므로 반성도 많이 했고, 이모의 마음을 풀어달라고

매일 기도했었다. 앞으로는 정말 입으로 범죄하지 말아야지!!

유선방송에서 컨페션(고해성사) 영화를 보았다. 죄와 신과 구원의 문제를 다룬 멋진 영화였다.

깊이 있는 영화를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검색해 보니 아주 유명한 영화였다.

요즘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다가온다. 감사...

제자반 숙제에 주일 설교 요약이 있는데 그 숙제를 해야겠다....

 

어느덧 명절의 끝날이다.

모든 것이 평화롭다. 하나님의 평안이 가득한 조용하고도 아름다운 날들이다.

하나님, 오늘도 나를, 우리 가족을 지켜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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