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 되기는 어렵기도 하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쉽기도 하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된다.
사람들은 (나를 포함하여) 말하고 싶어하는 특성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그때 이랬어,그때 어디 갔었지. 누구를 만났거든. 무엇을 했는데 참 좋았어. 난 걔가 참 싫었어. 그 영화 괜찮던데? 등등
솔직히 그 정도라면 나도 별로 힘들지 않게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상하게 확장되기 마련이다.
나는 일면식도 없는 그의 형님네 자녀들의 결혼 생활서부터 공통부문이 전혀 없는 사돈의 팔촌 이야기, 끝도 없이 늘어지는 이야기를 들어주노라면 지금 내가 뭔 일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회의가 엄습할 때도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럴때마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는 한다.
'그래도 이 사람과 이렇게 오래 동안 인연을 맺어 왔는데 몇 시간 이야기도 못 들어주나...
돈 백만원 주는 것도 아니고 팔 하나 잘라 주는 것도 아닌데...'
참 이상한 일이다.
왜 어떤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밤을 새워 하고 싶고
또 다른 어떤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시간만 쳐다보게 되는지...
하지만 결론은 하나.
남의 이야기를 마음을 열고 들어주는 것이다. 좀 더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오늘 강의를 들은 것 중에서 타자의 얼굴이라는 대목이 있었다.
여기에서 타자란 내가 아닌 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생각, 성향, 이데올로기, (요즘말로 하면 정치색) 등을
가진 사람을 말하는데 그 타자로 인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레비나스의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요즘 나에게 타자의 얼굴을 보여주는 인간, 군상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래도 결론은 버킹검^^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렴, 할때
그래, 하면서 마음과 시간을 열어 놓는 거다.
나, 좀 자란 거 같으다. ㅋ
'기쁜 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1월의 첫 사흘동안... (0) | 2019.11.04 |
---|---|
아름다운 아침! (0) | 2019.11.01 |
난생 처음 중보기도 카드를 작성하다^^ (0) | 2019.10.17 |
모처럼 수요예배를 가다^^ (0) | 2019.10.17 |
조국과 보통 사람들, 그리고 Imagine (0) | 2019.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