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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무술생의 아름다운 무술년

돈아 돈아 돈아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8. 10. 8.

나에게 돈이 있다.

감사한 일이다.

나는 오래 동안 수중에 돈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상당히 불편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불편함을 넘어서 결국 파산할 정도로.

그 지난한 고통을 얘기하면 좀 그렇고 해서 가볍게 예를 들자면

아주 급한 일이 생겼는데

택시를 타면 빨리, 쾌적하게 갈 수 있는 곳을

버스와 지하철, 도보로 땡볕을 뛰다시피 걸어갈 때

결핍을 느끼지 않으려고 했지만 -대개 씩씩하게 걸었지만-

몇 번에 한번쯤은 짜증이 났다.

짜증이 나면 짜증이 나는 내 자신이 너무너무 한심했다.

아니 예수님은 나를 위해 저 십자가 위에서 발가벗고 온갖 수치를 당하고

엘리엘리...할 정도로 고통을 당하시고 죽기까지 하셨는데!

내 죄 때문에 그렇게 돌아가시기까지 하셨는데!

뭐 이 정도 가지고!

몇 번이나 십자가 상의 예수님을 떠올렸지만 힘든 것은 힘든 것이고

괴로운 것은 괴로운 것이었다. 이, 내 쪼잔한 믿음이여!

 

봄, 토요일, 성경모임을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저 먼곳의 부음을 들었다.

그 순간 방향을 바꾸어 서울역으로 가고 KTX를 타고

그 먼 곳까지 단숨에 갈 수 있었던 것은

돈의 힘이었다.

당시 나에게는 적지 않은 차비를 지불할 만큼의 돈이 있었고

소소할망정 조의를 표할 돈이 있었다.

가는 차편은 일반석이 매진되어서 특석을 타고 갔다.

그 먼곳에 도착해서도 (지갑속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고) 택시를 타고

서울로 오기 전 시간이 남아 커피도 마셨다.

이런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놀랄만한 일은 아닌 것일까?

그냥 일반적일까?

 

나는, 그날이 놀라웠다. 그 날 내내 놀라고 있었다.

아, 나에게 그런 돈이 있구나!

차비나 조의금을 걱정하지 않고 단숨에 지방으로 내려갈만큼의

(이제껏 나에게는 상상해보지 못했던)돈이 은행에 있구나!

정말이지 가면서 그리고 오면서 내내 그것에 대하여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오, 하나님. 저에게 이런 부유함을 주셨군요!

이런 넉넉함을 주셨군요!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돈 걱정 없이 살고 있다.

적어도 슈퍼 갈 때, 적어도 친구들과 차 마실 때, 적어도 좋아하는 사람과 식사할 때

적어도 내가 도와주고 싶은 사람에게 소소하게 무엇인가 드리고 싶을 때,

그것을 못하여 마음이 아릴 상황은 없었다.

 

나는 그것이 정말 놀랍고, 그리고 감사하다.

내 생애에 가장 부요한 나날들을 허락해 주신 하나님의 크신 배포(^^)가 놀라울 뿐이다.

 

지금도 감사하다.

돈 뿐이 아니라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은 것을 주신다.

뭐 그렇게까지 안주셔도 감사할 텐데, 요즘 하늘문이 열린 것처럼 쏟아부어주신다.

너무 많이 주시는 거 아닌가요?

가끔 하나님께 물어본다. 과묵하신 하나님은 암말씀도 없으시다.

 

나는 그냥 즐길 결심이다.

아이 씐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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