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
오늘이 제일 가난한 날. 수중에 13000원만 달랑 남았다.
저녁 수필모임에 가서 회비 만원 내면 달랑 3000원 남네?
매달 (알량한, 하지만 받을때마다 감격스러운)연금이 들어오는 25일을 하나님이 주시는 월급날이라고 정해 놓았지만 그날이 오기 일주일 전은 늘 허덕허덕한다.
노란 포스트 잇을 꺼내어 필요한 생필품을 적었다.
이러케^^
곰곰 생각하면서 적느라 글자들이 춤을 추네^^
가정주부가 감자 양파 호박 떨어지면 심적 고통이 커진다. 그거 빼고 해 먹을 료리가 별로 없기 때문. 이것도 ㅋㅋ.
하지만 나의 양심은 알고 있다.
어제 치과에 들리면서- 치과는 하필 홈플러스 3층에 있다- 나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하나님 입장에서 보면 안사도 될만한 것들(예를 들면 썬크림 같은 것-썬 크림 다 쓴지 석달은 족히 지났건만 하나님은 그런 거 상관없어 하시겠지? 한국에서는 몰라도 미얀마에서는 꼭 선크림 발라야 한대요, 하고 하나님께 말씀드려도 들은척도 안하시겠지?시원한 속옷 같은 것-삼년 넘게 입었다고, 나달나달하다고 해도 역시 하나님은 꿈쩍도 안하시겠지, 아이브로우펜슬- 분명 화장대 위에 잘 놓아두었는데, 남편이 정리한 후에 감쪽같이 사라져서 두 번 물어보았다가 공연히 야단만 더 들었다. 어디다 놓은지도 모르고 꼭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한다니까. 이런 소리 들으면 억장이 무너지지만, 왜 남의 화장대를 자기 맘대로 정리하느냐고욧, 하면 두 시간 야단 맞을까봐 걍 가만 있었고, 주일 아침 교회 갈때는 하는 수 없이 4B 연필로 눈썹 그리고 갔다, 하나님 이런 것은 꼭 사야하지 않을까요?)을 몇 개 구비하시느라 체크카드 잔고가 천원 대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 머리굴리면서 샀던 탓이라는 것을.
어제의 과소비가 오늘의 빈곤을 불러온 것이다. 쯧쯧 어제 완전 견물생심으로 재벌 마누라처럼 마구 사들이더만... 앞으로 일주일을 어케 산담? .....하다가
면적도 작은 뇌의 용량으로 간신히 생각해 낸 궁여지책.
이제부터 나의 월급날을 20일로 정정하기로 정정한다. 땅땅.
주거급여가 20일 나온다니 닷새만 땡겨 쓰지 뭐.
이것은 반성문이다.^^
(하나님, 잔고 좀 십만원 대로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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