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부님이 아씨씨의 성 프란체스코에 꽂힌지는 오래되었다.
아씨씨 성당에서 보았다는 십자가 그림은, 컬러복사하고 코팅까지 해서 모르긴해도 수백명에게 나누어 주었을 것이다. 물론 내 방문에도 그것은 붙어있다.
이러케...^^
1941년생 노싸부님은 눈물이 부쩍 많아지셨다고 고백했다.
"이래도 눈물이 나고, 저래도 눈물이 나."
올 봄 치매 중증인 아내 권사님 때문에 너무 고생을 해서인지 몸도 많이 수척해지셨다. 에휴....
엊그제 추석에 찾아뵈었더니
이 맹한 제자를 붙들고 온갖 하소연을 늘어놓으셨다....
그러면서
나를 위해 일부러 책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시면서 내민 책....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걸작 "성 프란치스코"
꼭 읽어봐라.
넵.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그러니 읽을 마음 눈꼽만큼도 없는데
오로지 싸부님 명령 때문에
그리고 왜 하필 그 책을 골라 나에게 주셨을까 하는 궁금증도 한 몫해서
추석 명절에 몇 장 넘기다가 오늘 아침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조르바 느낌이 강하게 오는데 중반부터는 어찌될지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의심한다.
혹시 싸부님은 나더러 성 프란치스코 같은 성인이 되라고 하시는 것은 아니겠지, 설마??
신부나 수녀처럼 정갈하게 살라는 무언의 압력은 아니겠지, 설마??
싸부님의 저의를 한껏 의심하면서 지금 책을 펼치고 있다.
이것을 다 읽으면 무슨 결론이 날지 나도 궁금하다.
추석 자알 보내게 해주시고, 날마다 명절같이 행복하게 보낼 수 있도록 하여주신,
나의 싸랑하는 하나님께도 간만에 안부여쭙슴다요~~^^
(책만 보여주면 좋으련만, 어제 교회 다녀와서 친구 만나러 나가면서 이렇게저렇게 멋을 부리면서 찍은 사진이 책 옆에 딱 붙어 있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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