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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함께 2020년!

십만원이면....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20. 1. 23.

어제, 베란다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던 우리 남편권사님께서

"저기 목사님 이사하신다!"

한다.

보니 건너편 아파트 단지에 이삿짐 크레인이 올라가고 있다.

맞다! 오늘 목사님 논산으로 이사하신다고 했지.

갑자기 우리 남편님 옷을 주섬주섬 입는다.

"가봐야겠네... 이사하시는데... 섭섭해서..."

성질은 좀 그렇지만 마음은 따뜻한 남편이다. ㅋ


한 시간은 얼추 지나 남편이 돌아왔다.

"잘 가셨어?"

"응. 끝까지 보고 왔지."

"잘했어. 의리있으시네."

"내가..가다가 점심 사드시라고 좀 드렸지."

     나는 현재 남아 있을만한 남편의 용돈을 짐작해서 물었다.

     "얼마? 오 만원은 드렸나?"

    내 계산으로 오 만원은 무리였고..솔직히 말해 2, 3 만원이 올인이었을 것 같았다.

    "십만원 드렸어."

    "헉! 십만원? 돈이 어디서 났어?"

    "내 비상금 털었지..."


   목사님은 모르실 것 같다. 우리 남편이 숨겨놓았던 비상금 탈탈 털어 쥐어 준 것을.

   하긴. 모르면 어때. 하나님은 아시는데.

   와...십만원이면.... 

   군침이 도는 걸 참고 말했다.

   "잘했어,우리 남편!" 


   그런데 남편이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그 돈이면 우리 숙경이 이것저것 잘 쓸텐데..."

   "됐어! 잘했어!"


   나는 호기로운 척 남편의 어깨를 툭툭 쳤다.

   그렇게 계속 호기롭게 살고 싶으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