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역시나 동네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새해 부터는 가지말까하다가... 그래도 하면서...
그런데 목사님 목소리에 너무 힘이 없어서 속으로 걱정했다.
사도행전에서 바울이 에베소에 있는 장로들을 불러 작별인사를 하는 구절을 공부(?)했다.
(요즘은 주일이나 수요일이나 성경강해식으로 하신다)
그런데 끝나고 목사님께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신다.
가슴 어딘가 싸아~해지면서 혹시 목회를 그만두신다고 하시려나, 하는 마음이었다.
찬양을 성실하게 맡아 하셨던 부부와 큰 교회에 다니면서 개척교회 전도를 돕다가 알게 되어
수요예배마다 오시는 내 또래 수다쟁이 집사님과 그리고 나 (모두 타교회 교인들^^;;) 이렇게 4명이 모였는데
하시는 말씀.
갑자기 논산에 있는 교회의 담임목사로 가게 되셨다는.
그래서 사흘 후인 주일부터 그곳에서 설교를 하신다는.
갑자기, 라고 하시지만 갑자기는 아닌 것 같고 결정이 난 게 그 즈음이 아닌가 싶었다.
2년 동안 매주 수요일, 그리고 한달에 한 두 번 주일에도 갔으니 참 많은 교제가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순간이었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2년 반 동안 등록교인은 77세 되신 노 권사님 한 분과 몇 달 전부터 나오다 말다 하는 장애인 청년 한 사람.
그리고 (내가) 보건데 앞으로도 신자가 늘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간혹 새로운 신자가 오기는 했지만 정착하지 않았다. 목사님 설교가 취향이 맞지 않았나...보다...나처럼.
진짜 한숨을 놓았다.
목사님은 논산의, 오래 되고 (100년이 넘은 교회라고) 안정되고, 성가대도 있는 곳에 가셔서 전도와 상관없는
목회를 하시는 게 아주 맞는 것 같았다. 말을 들어보니 교인이 60여 분 정도 되는, 어르신이 많은 교회라고 한다.
역시 하나님은... 딱 맞은 목회지를 주셨구나!
착하시고, 성실하시고, 예의바르시고, 허튼 말 절대 하지 않으시고,
어르신 공경 잘하시고, 말씀은 성경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으시는 정통 목회(!)를 하시니
완전 맞춤이다!
목회를 그만두고 싶다는 사모님의 하소연에 깜짝 놀라기도 했던 작년.
주일에는 늘 노권사님 한 분과 예배드리다가 우리 부부가 교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너무 좋아하시던 사모님.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갈등 속에서 수요예배를 갔던 시간도 이제 다 지난 일이 되겠구나...
다행이에요, 너무 좋은 소식이네요, 아쉽지만 잘 되었네요! 모두 그런 덕담을 늘어놓았다.
찬양으로 돕던 부부도 같은 마음이었던 거 같다.
서둘러 3월 어느날 날을 잡고 논산에 가기로 약속까지 다 잡아놓았다.
목사님께서는 그곳에서는 3월에 딸기축제를 한다고 그때 오라고 하신다^^
(약간 어안이 벙벙하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즐거웠다...)
그렇게 해서 수요일 저녁 예배 후에 급하게 송별회를 하고
금요일에는 다시 모여서 감리교 법에 따라 감리사님을 모시고 다시 절차를 밟았다.
남편도 같이 가서 예, 하라고 할 때 예 하는 거수 노릇을 했다.
남편은 수요예배를 몇 달 째 가지도 않고 꼴통을 부리더니 진짜 서운한 눈치였다.
목사님께서 저녁을 사주셔서 자알 먹고 돌아오는데 마음이 편했다.
이제 늘 마음 어딘가에 있던 동네 개척교회에 대한, 그리고 목사님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다!
날아갈 것 같다. 닥분에 한국교회의 현실, 특히 개척교회의 현실을 알게 되었다. 1년에 얼마나 많은 개척교회들이
문을 닫는지 알 것 같았다. 그 교회도 어느 목사님이 오시기로 했는데 갑자기 캔슬되었다고 한다.
그러면 교회는 문을 닫는 건가? 자세한 내막은 모르겠다. 어쨌든...
2년 동안 나와 우리 남편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목사님이셨다. ㅋ
그동안 나가지 않던(못하던) 수요예배를 거의 개근하게 만드신 분이기도 하다. ^^
(말씀만 은혜로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한 그동안 서울 우리 교회에 가면 개척교회 예배 떠오르며 걱정하고
개척교회에 가서 주일 예배 드리면 우리 교회가 떠올라 마음이 싱숭생숭했는데
이제 그런 고민 안해도 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하나님.
그 목사님께 좋은 목회지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부부의 짐을 덜어주셔서 감사해요.
진짜 많이 많이 감사해요,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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