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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간의 기원

쓰다말고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6. 1. 10.

시인은 소설을 읽고 소설가는 시를 읽는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그런가?

어제 독서회에서 2월에 다룰 시인 백석을 공부하기 위하여 두 권의 책을 나누어 주었다.

한 권은 교보에서 발행한 백석 시그림집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다른 한 책은 안도현의 <백석평전>이었다.

유명한 몇 편의 시 이외에는 잘 모르는 백석의 시를 좀 읽고 싶어서 시와 그림만 있는 백석 시그림집을 먼저 집어들었다.

한국의 시인들이 제일로 꼽는다는 백석이 내마음에도 들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어제 집에 오니 책이 한권 와 있었다.

요즘은 배송이 빨라 어제 주문한 것인데 벌써 도착했다. 김세윤 박사의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이다.

그렇게 해서 따끈따끈한 책이 두 권 내 앞에 놓여있다. 참 좋군.

한병철의 <에로스의 종말>은 아직 깊게 진입하지 못했다. 그는 말을 어렵게 한다. 학자라서 그런가? 대단히 집중하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으니 웬만큼 독서환경이 구비되지 않는 한 쉽게 집어들지 못한다. 얇지만 나에게는 무거운 책.

 

쓰다보니 시간이 역순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어제 독서회에서 <기독교의 미래>를 발표한 사람은 내가 잘 아는 어떤 분이었다. 그와는 교회 홍보지 편집을 하면서 몇 년 동안 함께 했고, 비교적 많은 대화를 한 사람이어서 그분의 성향을 안다. 그는 뒤늦게 하나님을 알게 된 사람인데 일년에 수백권의 신앙서적을 읽어댈 정도의 어마무시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가 한 달 내내 책에 대한 연구만 했는지 내용이 꽉차고도 넘쳐 흐를 지경이었다. 나는 성실한 사람이 (가끔은) 좋다. 아니, 그렇게 말하기보다는 한가지에 깊게 몰두하는 열정이 있는 사람이 좋다고 말해야 하는 것일까.

독서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살펴보건데 역시 제가끔의 성향을 버리지는 못한다. 당연하겠지. 필요한 것은 의견이나 사상의 일치가 아니라 조화로움일 것이다. 나는 그 중구난방식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집합소를 엿보는 것이 재미있다.

 

(교회갈 준비해야 하는데 글이 끝나지 않아서 큰일이로군)

어제 독서회에서 사부님께서 다음달 메인 발표자를 마음대로 고르시면서 마치 옵션처럼 나에게 부수적인 발표를 맡으라고 하셨다. 네, 하고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준비는 해 갈 생각이다. 마침 참고도서에 유종호의 <시란 무엇인가>도 있다.

해박해 보이는 발표자가 이렇게 저렇게 잘 알아서 할 일이고 나는 예술이란 무엇일까, 문학이란 무엇일까, 작가란, 글쓰기란 뭐 이런 거 몇 가지 준비해갈 마음을 하고 있다. 옆에서 빨리 교회갈 준비 안하고 뭐하느냐는 지청구에 그만 일어서야겠다. 쓰다말고 나가네.

 

오늘의 결론

참 좋은 주일 아침.

교회에 가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나는 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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