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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라 60

예수께로 가면 맞아주시고 나를 사랑하사 용서하셔요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7. 11. 26.

한 달 만에 성경모임에 갔다.

10월 말에는 목사님 교회 일박이일 수련회 때문에 휴강되었고

11월 첫주는 신나는 창원 나들이로 결석

둘째주는 독서회 때문에

셋째주는 번개 대만여행으로...^^


여지없이 목사님은 시작 기도를 시키시고 나는 떠듬떠듬...

(너무 오랜만이어일까?)

성경모임에서는 나의 기도 듣기를 좋아하신다. 눈빛이 그렇다.

간절한 마음으로 나의 기도에 동참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 정말 모두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이다.


나는 성경모임에 빵을 준비해 간다.

빵집에 들러 빵을 고르고 계산하고(아, 나에게 빵값을 계산할 돈을 하나님이 주셨구나! 감사하면서)

모임장소에 도착하여 내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빵칼로 빵을 자르는 것이다.

먹기 좋을만큼 조각내어 두 접시에 공평하게 나누어 담는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황감독님이 너무도 좋아하시는(다른 분들도 다 좋아하시기는 한다)고구마튀김-한봉지에 2000원이고 내가 환승하는 동묘역 전철매점에서 판다-을 작은 접시 두 개에 나누어 담는다.


다른 분들도 가만히 계시지 않는다.

내가 도착하면 더 일찍 오신 황감독님은 기도하는 자세로 커피를 내리고 계시다.

늘 떡을 준비해오시는 이감독님.

늘 사과 등 과일을 준비해 오시는 나이 드신 멋진 배우

늘 오징어튀김을 사오며 뛰어오는 젊은 남자 배우

늘 김밥을 준비해오시는 사모님

가끔씩 케이크나 견과류, 초콜릿, 과자등이 다른 이들 가방속에서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식탁은 늘 풍성하다. 끊임없이 리필되는 커피와 차.

자유롭게 먹고 마시면서 말씀을 듣기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기도 한다.

상호교류가 너무도 잘 이루어지는 성경모임이다.

가장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바로 나. 왜냐하면 옆에서 자꾸 말하라고 부추기기 때문이다.

그곳에 모인 분들은 나를 보면 이렇게 묻는다.

오늘은 또 무슨 보석같은 이야기를 해주려나? 일주일 동안 무슨 은혜를 받았는지 말해봐요.

똑같은 물음인데 나의 대답은 몇 년째 한결같다(어떻게 그럴수가 있지?)

아! 정말 기가막힌 일주일이었어요! 대박~~~~


그렇게 해서 말씀 중간중간마다 쫑알쫑알 나의 간증아닌 간증을 풀어놓는다.

어제도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 중 한 가지.

"잠들기 한 시간 전 쯤 되면 잠자는 방으로 가서 전기 매트 코드를 꼽고, 이케아에서 산 17000원짜리 스탠드 코드도 꼽아요. 그러면 갓등에서 사선으로 퍼져나가는 노란 불빛을 보게 되어요. 우리는 거실 소파에 앉아(부언설명으로 우리집은 거실도 있답니다, 하니까 모두들 미소가...^^) 잠자는 방 쪽을 바라보면요, 아, 어두운 방을 비추는 따스하고 노란 불빛을 볼 수 있는데 정말, 정말 아름다워요... 그러면 소파에 앉아서 생각하죠. 너무도 따스하고 포근한 전기 매트가 깔린 잠자리를. 어쩌면 이렇게도 오래 동안 하나님은 나에게 평화, 안식, 쉼, 기쁨, 아름다움, 행복을 주시는 것일까. 잘한 일도 없는데, 늘 그자리에서 헤매고 늘 잘못을 저지르는 나에게 ... "

대체로 이런 이야기였다. 내가 계면쩍게 웃으면서 말을 흐리니까 옆에 앉아계시던 황감독님이 가만히 내 어깨에 손을 대시고 말씀하셨다. 

"잘 하고 있어요."

거의 말씀을 안하시는 분인데 나를 그렇게 위로하신다. 하지만 감독님은 뭘 모르고 하시는 말씀이다. 내가 얼마나 많은 방황을 하는지...  


그외에도 한 이야기가 많다. 게다가 중간에 잠깐, 하면서 찬송가까지 독창했다. 내가! 자원하여!!

목사님께서 예수께로 가야합니다,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찬송가 <예수께로 가면>이 떠올랐던 것이다.

나는 숨가쁘게 손을 들었다.

"제가 노래 하나 불러드리고 싶어요!"

나는 찬송가를 찾아서 먼저 그 가사를 읽어드렸다.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걱정 근심 없고 정말 즐거워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나와 같은 아이 부르셨어요.


일절만 불러드린다고 했는데 2절을 보니 더 아름다워 2절까지 불러드렸다.


예수께로 가면 맞아주시고

나를 사랑하사 용서하셔요

예수께로 가면 나는 기뻐요

나와 같은 아이 부르셨어요.


잘 부르지도 못하는데. 볼륨도 전혀 없는 가느다른 목청이지만 (음색도 과히 이쁘지도 않은데)

진심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었다. 진심으로...


그런데 나의 어설픈 독창을 모인 모든 분들은 진지하게 감동하시면서 듣고 계시다.

나는 그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두 한 마음이라는 것을.


그렇게 해서 11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 길고도 긴 성경모임의 시간이 꿈결같이 흘러갔다....


나를 맞아주시고 용서하시는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나의 하나님께 드리는 아름다운 주일 아침의 감사 인사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