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갑자기 필이 꽂혀 책 두 권을 읽어버렸다.
그것도 저녁나절에 시작하여 자정까지!
한 권은 쓰레기로 분류될만한 책이어서 이초에 한 장씩 넘겨도 무리가 없었는데
아, 그 책을 쓰신 분은 안면은 있는 분이어서 더욱 슬펐다. 아닌게 아니라 서두의 격려사를 써준 모모 작가도 아쉬움을 피력하긴 했다. 그런 책을 읽으면 내 얼굴도 뜨듯~해진다. 같은 작가의 반열에서 똑같이 창피를 당하는 것 같아설랑...
그 다음 책은...무명작가가 쓴 장편소설이었는데 끝내줬다...
너무 재미있고 맛깔스러워서 눈이 빨개지도록 집중해서 읽었다....
그러니까... 이렇게 잘 쓴 책은 서점 구석에서 썩고 있고 엊그제 읽은 유명인의 에세이는 베스트셀러란 말이지?
휴...이럴 때는 한숨밖에 안나오고, 펜을 꺾어버리고 싶기도 하고...
그래도 모처럼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어제 밤은 많이 행복했다...
오늘도 열심히 새벽에 교회로 달려가서 하나님께 앙탈과 애교와 하소연과 감사의 기도를 잔뜩 늘어놓고
하나님께 내 고민덩어리를 확 내던지고 얼른 집으로 왔다.
공은 하나님쪽으로 넘어갔으니 이제 나는 재미있게 멋지게 살면 되는 거얏 ㅋㅋ
그리하여 다시 맞이하는 멋진 하루!
지금 내 앞에 놓여있는 매우 철학적이며 심도깊은 그리고 쪼깨 두꺼운 저 책을 이제부터 슬슬 넘겨볼까 하고
생각하면서...문득... 내가 이렇게 맨날 나 좋은 일만 해도 되나, 하는 걱정이 솔솔 나기도 하는데.
아까 하나님께 협박도 했다.
내가 할 일을 알려달라고 했으니 그 협박에 못이긴 하나님이 나에게 무엇인가 할 일을 확실하게 알켜주시기 전에는 책이나 열심히 읽을 생각이다.
오늘까지만 책을 읽고, 내일은 하나님이 지시하는 것을, 무엇이든 할 것입니당.
내일까지는 결제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