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막간을 이용하여 요 아래 <1억씩 헌금하는...>을 쓰다가 일하러 갈 시간에 쫓기는 바람에 속내를 더 드러낼 수 없었네요.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다시 글을 읽어보면서 말미 부분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하고 싶어졌나이다.
모든 것을 다 팔아 천국을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하고요.
모든 것은 무엇일까, 다 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렇게 하면 천국은 살 수 있는 것일까, 하고요.
지금 떠오르는대로 생각을 말하자면 이렇네요.
모든 것은, 내가 지닌 내가 원하는 좋아하는 갖고 싶은 가지고 있는 욕망의 모든 것이다. 보란 듯이 살고 싶은 마음, 잘 살고 싶은 마음,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내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 죽을 때까지 건강한 것, 모든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것, 나의 미소에 모든 사람이 끌리는 것(하하) 다른 사람들로부터 칭송받는것(어제 말한 1억 바치신 분들처럼)...
그러니까 나로부터 비롯된 세상에서의 소원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다 판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렇게 해서 산다는 것은요?
그야말로 가치관이 바뀌는 것이겠지요. 그토록 원하던 모든 것 보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천국의 삶이 더욱 가치있게 여길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아닐까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물질만능주의에 사로잡혀 살고 있으므로 그 모든 것은 거의 돈으로 해결되는 것일 터. 그러므로 엊그제 주일 목사님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하여 자신의 소유를 아낌없이 바친 네 가족의 이야기를 꺼내셨으리라 생각하나이다.
하지만.
사는 것이 어디 돈으로 다 해결된답디까? 우리의 욕망이 어디 돈 뿐이겠습니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나 불시에 찾아오는 사고와 암 같은 것은 돈의 파워를 무색하게 하지 않습디까. 배우자는 기본이고 1번 애인 2번 애인을 거느리고 사는 삶은 또 어떻구요. 시간이 갈수록 늙음은 아무리 돈을 쳐발라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거의 모든 것은 이생의 자랑을 위함인데 이생이 끝나면 대체 누구에게 자랑한답니까. 그래서 말씀에 자랑하려거는 예수님만 자랑하라, 고 하셨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대체 내가 계획하고 소원하는 것이 다 이루어진 삶을 사는 사람이 있기나 한 겁니까.
결국 그 모든 나의 욕망 위에 하나님의 존재를 두는 것, 하나님 한 분의 존재가 세상의 모든 욕망의 무게를 능가하는 가치관이라면 그것이 바로 모든 것을 팔아 천국을 사는 것이 아닐른지.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긴다는 바울의 고백이 진심으로 다가오는 아침입니다. 나는 배설물로 여기지는 않지만 하나님이 그것들을 장악하고 계시다는 것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이 감사합니다.
성공도 실패도 좌절도 이혼도 암에 걸리는 것도 자식이 망하는 것도 파산하는 것도 이생의 쾌락과 욕망속에 빠져사는 것도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라는 설교말씀을 조금 전 들었나이다.
살아계시다면 한 번이라도 찾아뵙고 싶었는데 이미 천국에 계신 김성수목사님의 <항상 기뻐하라>라는 제목의 신년설교입니다요.
작년 5월부터, 하도 이어폰을 끼고 설교를 듣는 바람에 이비인후과를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렸던 세월 동안 하나님은 김성수 목사님을 통하여 나에게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었나이다.
숨쉬는 것에서부터 걸어가는 것부터 입고 먹고 자는 것부터 사람을 만나는 것 나의 실수로 고통당하는 것, 그 모든 일거수일투족은 하나님의 섭리아래 있었다는 것과 그러므로 그 모든 것들은 감사로 찬양하지 않을 수 없거니와 가스펠의 한 구절처럼 '어둠속을 헤매일 때도 주님은 함께 계셔'라는 말씀을 백배 공감하게 하시면서 삶의 인생의 우선 순위를 확실하게 정할 수 있게 하신 나의 하나님을 찬양하나이다. 일상의 매순간을 환희와 기쁨을 맛보게 하신 나의 하나님게 기습뽀뽀!
분명, 나는 나의 모든 욕망을 십자가에 못박았고, 하나님의 뜻이 이땅에 이루어지는 역사 가운데 나를 쓰시고 계심을 너무도 확실하게 알고 있기에, 아, 나의 하나님, 나는 모든 것을 팔아 천국을 산 자로구나 하는 감사가 흘러나오나이다.
내가 사랑하는 가족보다, 나의 건강보다, 내가 필요한 물질들보다, 내가 소원하는 글쓰기보다, 내가 원하는 멋진 인간보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하나님을 사랑하게 하셨으니, 그런 마음을 주신 나의 하나님께 오늘 아침에도 찬양과 감사와 영광을 돌리나이다.
나의 나 된 것이 머리카락 하나도 하나님의 도우심 없이는 형성되지 않았음을 알겠고, 나의 잘잘못과 상관없이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는 하나님의 눈길을 오늘도 느끼면서 감사드리나이다.
바라기는, 나의 하나님이여.
매 순간 성령님이 내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셔서 오늘밤 잠자리에 들때, 크고 작은 죄악속에서 비명지르지 말게 하시고 참 좋은 하루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나의 악함이 다른 이들에게 상처주지 않게 가려주심을 감사드리나이다, 라는 감사기도를 올릴 수 있게 되기를 원하옵고, 반드시 그런 하루를 주실 것을 믿습니다.
또 덧붙여 살짝 더 바라는 것은, 목사님으로 하여금, 모든 것을 판 사람들을 이야기 할 때 가치관 전복의 예를 드실 때, 1억 헌금한 이야기와 더불어 더욱 풍성한 갖가지 예를 들을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요. 말씀을 들은 모든 하나님의 자녀들이 좀 더 기를 펴고 당당하고 멋지게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를요.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진정 천국을 소유한 자라는 것도 전할 수 있는 너비와 깊이있는 설교를 하실 수 있도록 능력을 주시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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