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무엇을 했을까 하고 다른 블로그를 찾아보았더니 3개의 글이 떴다.
아마 온종일 집에서 책만 끼고 있었나보다.
배수아의 소설 <이바나>를 읽은 감상을 쓰고, 이바나의 몇 문장을 필사했고 그리고 주이상스에 대한 단상을 적어놓은 것을 발견.
그런데 주이상스라는 제목으로 올린 마지막 글의 마지막 문장이 이러했다.
감사해요, 나의 하나님.
내년 크리스마스 이브도 오늘처럼 아름답기를!
작년의 나에게 말한다.
너의 소원대로 아니, 너의 소원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브란다.
새벽의 몇 가지 리추얼을 끝내고 책상 앞의 작은 책꽂이를 보고 있다.
엊그제 교보에서 산 책 두 권을 번갈아 읽고 있는데 오늘도 번갈아 읽으며 보낼 것 같다.
다시 읽고 싶은 책도 한 권 있다.
내년 1월 독서회에서 다룰 책도 흥미진진하게 나를 기다린다.
나에게 지적인 풍요를 선사하는 알토란같은 문예지도 몇 장 넘기지 않은 채 있군. 아, 너를 완전히 먹어버릴꺼야.
도널스 밀러의 <내가 찾은 하나님은>은 1/5 정도 넘어간 채 아직 빈둥거리고 있다. 하지만 매우 재미있어서 기대하고 있다.
책이 많으면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바빠진다.
그렇지만 독서에 조급증이 함께 하면 독서 자체를 망치는 걸 알고 있기에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입속에 침이 고인다. 독서가 영혼의 양식이라는 말에 완전 동의. 혀돌기까지 자극하니 양식은 양식인 셈.
정말 기분좋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아침이로군.
KBS classic FM이 나를 더욱 상쾌하게 만드는 아침.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싶은 아침.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화해의 미소를 짓고 싶은 아침.
나의 하나님께 열정적인 허그를 하고 싶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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