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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유배지에서 한 달

11-내가 나를 선을 긋고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2. 7. 3.

내가 나를 선을 긋고.

 

내가 나를 선을 긋고

 

문원에서의 어느 날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지켜야 한다.

2006126일 수요예배의 설교 제목은 자신을 깨끗하게였다. 자신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나로서는 구원의 말씀이기도 했다.

모든 종류의 중독자는 치유의 대상이라고 말씀하셨다.

중독.

그 단어에 나는 얼마나 매혹되었던가. 무엇에 집착하면 이 세상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오직 그것만 향하여 매 순간, 매 초마다 디립따 빠져들었다. 탐닉의 수준이었을 것이다. 나의 존재 자체까지도 흔들리게 했던 중독이 어디 한 두 가지였어야지!

그 지독하고 무시무시한 중독에의 탐닉을 내 힘으로는 도저히 물리칠 수 없지만 주님의 도우심으로 이제 중독에 대한 화려한 애착은 내버리기로 결심했다. 그것이 어떻게 나를 미화시켜도 흔들리지 말아야지.

 

사랑은 오래 참는다는 말씀을 귀담아 들었다. 사랑은 즉각적이고 도발적이고 충동적인 경향으로 해석했던 나에게 깨우침을 주는 말씀이었다.

오래 참는다? 참는 것도 견디기 힘든데 그것도 오래 참으라고 하시니 하나님은 역량 미달의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것 같았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살았던 한옥 대청에는 청색 실로 수를 놓은 액자가 걸려 있었는데 두 글자의 한문이었다. 어린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멋이 없어 보이는 글자였다. 웅장하지도 않고 획이 많지 않아 어쩐지 부실해 보이던 그 한자는,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忍耐였다.

아버지는 그 많은 한문 중에서 어찌하여 인내라는 글자를 택하여 대청에 걸어놓으셨던 것일까. ‘참을 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아버지는 종종 말씀하시기도 했다.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던 인내, 어쩌면 가훈처럼 대청에 높이 걸려있던 그 인내가 지금 가장 나에게 필요한 말씀으로 다가 온 것이었다.

 

인내에도 종류가 있다고 했다. 체념의 인내와 자발적 인내. 우리는 체념의 인내에서 자발적 인내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돌아보건대 나의 인내는 이제껏 체념의 인내였다. 어찌할 수 없으니 견딜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각부터 자발적 인내로 나아갈 결심이다. 하나님이 나의 결심을 도우실 것이다.

 

목사님의 설교는 계속 어리석음으로 단단해진 나의 무딘 가슴을 해머로 부서뜨리고 있었다.

-나는 하나님의 성전이다. 나는 내 속에 살아계신, 시퍼렇게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다. 그러므로 선을 그어구별하라.

 

내가 나를 선을 긋고 세상으로부터 구별해야 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함으로써 신앙은 시작된다. 그러므로 삼가야 할 것은 스스로삼가야 한다.

스스로. 너무 어렵고 실천하기 힘든 말이다. 스스로!

나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 저는 제 스스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나의 연약함을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거룩함을 온전히 이루어 육과 영의 온갖 더러운 것에 자신을 깨끗하게 하라고 하신 그 말씀을 가슴 깊숙한 곳에 담고 실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시옵소서.

성결하게 하라.

에스라가 성전을 재건한 것처럼, 느헤미야가 성벽을 재건한 것처럼 다시 일어서게 하여 주시기를 원합니다. 성벽을 재건하는 것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하셨지요. 울타리가 없으면 에덴이 아니라고 하셨지요.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모든 세속적인 가치관에 선을 긋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그 선을 그을 때부터 시작된다. 그것은 격리가 아니라 자유이다.. 내 영혼의 중심에 선을 그을 때 자유 한다. 선을 분명하게 그을 때 세상은 나 때문에 감화된다. 선이 무너지면 세상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다....

 

토요성경공부의 목사님이 보내주신 메일을 보고 다시 감격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말씀을 소복하게 적어 보내셨다. 은혜 받은 자의 삶에 대한 성경 말씀이었다.

 

이제부터 이방인이 그 마음의 허망한 것으로 행함 같이 행하지 말라...

그들이 감각 없는 자가 되어 자신을 방탕에 방임하여 모든 더러운 욕심으로 행하되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를 그같이 배우지 아니하였느니라.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무명한 자 같으나 유명한 자요

죽은 자 같으나 우리가 살아있고

징계를 받는 자 같으나 죽임을 당하지 아니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

 

새벽, 사무엘 서에 대한 새벽 기도회 묵상이다. 사울의 실수를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이었다. 말씀 중에서 한 바닥을 옮겨 적어야겠다.

 

-우리가 비록 실수가 있고 부족할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보호하시며 가장 선하신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우리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제자로서 더욱 새로워져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내가 비록 실수가 있고 부족할지라도 나를 보호하시며 가장 선하신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약속의 말씀. 아멘입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나! 나는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며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제자로서 더욱 새로워져야 하겠는데 저의 의지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압니다.

나의 하나님, 저의 약함을 아시오니 함께 하여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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