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콩국수와 기도
아침의 묵상.
<기도 골방은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이곳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집니다. 이곳에서 시간와 영원을 두고 영혼들의 운명이 조용하고 한적한 가운데 결정됩니다.>
기도할 내용: 기도 전투에서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채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승리를 주셨습니다.
나는 하나님께서 이미 우리에게 승리를 주셨다는 말에 안심하고 다시 확신을 갖는다. 나는 늘 이렇게 옆에서 다짐해 주어야 흔들리지 않는다. 승리에 관한 한 더 기도할 필요가 없다고 부연설명을 하고 있는 그 구절을 또 읽고 또 읽었다. 오늘은 이 말씀을 붙들어야겠다.
하나님께서는 나에게 이미 승리를 주셨다!!
시티뱅크 가서 언니 송금 계좌 개설하고, 콩국수 만들어 먹었다.
서리태로 만든 콩국수는 - 성능이 좋지 않은 믹서기의 영향으로 입자가 조금 굵은 것이 흠이기는 하지만 - 완전 웰빙이므로 신이 나서 먹었다. 글쎄 그만큼 주는 식당은 없을 것같은 무지막지하게 많은 콩국수를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나의 위대한 위!
서리태 콩국수로 단단하게 무장한 나, 씩씩하게 교회로 갔다. 속회를 인도할 때의 금요일은 정말 힘들고 괴로운 금요일이었지만 은밀한 방학을 하고 나자, 늦은 밤의 겟세마네 기도회에 대한 기쁨만 오롯이 남았으니 이 날아갈 듯한 기분은 필설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라...
예배당 앞자리에 일찍 자리를 잡은 나, 눈감고 명상의 시간에 들어감.
나 홀로 주님과 마주하는 그 시간이 좋아 교회에 그렇게 일찍 오는 것이다. 하나님이 나의 마음을 만져주는지 벅찬 가슴으로 한동안 눈물만 주르르. 나의 발끝까지 오염된 그 어떤 것들도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를 끊을 수 없다는 확신이 나에게 기쁨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눈물은 기쁨의 표현이라기보다는 나의 상처에서 오는, 나의 한에서 비롯된 가슴앓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 오래된 가슴앓이에 대하여 하나님이 모르쇠하지는 않을 것이다.
10시 반으로 알람을 맞추어놓고 기도회에 집중하다.
능력이 많으신 담임 목사님의 열정이 나를 사로잡는 것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은혜를 받고 있는 예배당이 그렇게 뜨거울 수가 없다. 손들고 뭔가 기도의 끈이 이어지려는 찰라, 역시나 휴대폰 알람이 울렸다.
이를 어떻게 할까... 한참 고민했지만 결국 예배당을 나오고야 말았다.
언젠가는 끝까지 한 번 남아있고 싶지만 오늘은 모든 것이 여의치 않았다. 택시비로 없는 주제에 전철이 끊어지면 나는 어떻게 하느냐고요!
한숨 쉬며 교회를 나섰다. 늦은 밤, 취객이 반이 넘는 술냄새 진동하는 지하철을 타고 마음속으로 방황했다.
하나님, 올해가 가기 전에 차 한 대 부탁합니다. 차 주시면 더욱 교회 열심히 다닐께요.
'하나님은 나의 스토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일 - 빗속의 주님 (0) | 2011.06.23 |
---|---|
19일 - 태풍이 온다 (0) | 2011.06.23 |
17일 - 속초까지 번개! (0) | 2011.06.23 |
16일 - 120킬로를 달리다 (0) | 2011.06.23 |
15일 - 타로와 팥빙수 (0) | 2011.06.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