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를 만났다. 산타는 산타답게 선물을 하나 가득 주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입을 헤 벌리고 선물을 받으면서 문득 생각했다. 나는 대체 언제 누구의 산타가 될 수 있을까....
며칠 전, 새벽에 만난 산타는 나의 친구.
사순절 특별새벽기도회에서 만났다. 그 며칠 전, '예수님께는 미안하지만 네가 보고 싶어서 새벽에 교회가겠다'는 카톡 문자를 받았었다. 그런데 진짜 왔네?
커피 한잔씩 들고 그녀의 차에 올라탔다. 새벽의 드라이브였다.
북악스카이웨이에 가서 밝아오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걸었다. 상쾌하고 싱그럽고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게다가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이라니!
캐리어우먼답게 럭셔리한 차림새로 멋지게 나타난 그녀와 함께 그녀의 직장으로 갔다. 그 직장에서 제일 높으신 분(^^)이므로 자유롭게 나와 이야기를 나눌 파워가 있었다. 좋다, 그 능력!
직장에 가기 전, 빵집앞에 차를 세웠다.
"빵 사줄께!"
야호! 나는 우리 남편이 좋아하는 단팥빵을 주문했다. 그녀는 무거워 낑낑 거릴 정도의 빵을 사다 나에게 안겼다.
팥이 듬뿍 들어있는 온갖 종류의 빵과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큼직한 파운드 케이크가 두 통이나 들어있다!
산타가 따로 없었다....
그녀의 집무실에 앉아 격조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그야말로 심금을 털어놓는 진솔한 대화였다.
마음을 나누고 삶을 나누고 신앙을 나누었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가 어떻게 그녀의 속내를 다 알겠는가. 그녀를 가장 알 아는 하나님만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사랑하겠지만 사람과 사람은 더불어 살아가며 마음을 나누는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친구!
집무실을 나서기 전, 그녀가 이쁘게 글씨까지 쓴 봉투 하나를 내민다. 으악. 신사임당이다!
"장현 아빠 용돈!"
오늘 아침, 담배 살 걱정에 한숨 푹푹 쉬던 남편의 얼굴이 떠올랐다. 참 하나님도....이렇게 준비해 주시다니요~
오늘, 크리스마스도 아닌데, 살랑살랑 봄바람 부는 삼월인데 산타가 오셨넹?
광화문에서 점심 약속이 있다는 그녀와 함께 걸었다. 무거운 빵봉지가 전혀 무겁지 않았다^^
중간에 종교교회에 들러 목사님 사모이며 유치원 원장인 친구의 친구와 함께 대화를 나누었다.
그 역사깊은 종교교회에 처음 가보았다. 시간이 없어 내부는 다음에 들러보기로 했다.
믿음의 동역자 갈래는 계속 가지를 치는 것 같다. 좋은 사람 계속 만나게 해주시니까...
집으로 돌아와 오래 동안 혼자 기다리던 남편에게 불쑥 빵봉지를 내미니까 입이 헤 벌어진다.
너무 좋아하는 남편에게 기절하라고 봉투까지 내밀었다.
"당신 용돈하래!"
마치 내가 주는 것처럼 큰소리쳤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아 죽는 울 남편!
(비록 그 귀한 돈으로 담배를 산다는 것이 좀 걸리기는 하지만 남편의 유일한 취미이므로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하나님의 때가 이르면 그 알량한 취미생활도 끝내게 해주실 것을 믿는다. 하지만 하나님, 아직은 좀 기다려주세요~)
새벽에 교회갔더니 에수님도 만나고 산타도 만났다.
역시 교회는 가고 볼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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