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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하루

5월의 산타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3. 5. 28.

방금, 산타가 다녀갔다.

산타처럼 어깨에 짊어지면 디스크 걸릴(ㅋㅋ), 최상급 쌀 20킬로 한 포대를 차 뒷좌석에 얌전히 싣고 왔다.

산타가 우리집까지 오려면 시간과 거리는 얼마나 될까... 지하철 검색해보니 32킬로!! 저기...멀고도 먼...한강 저어쪽에서....

애쓰셨어요! 좋은 일 하기도 힘들답니당~~

나의 주변에는 도처에 산타가 포진해 있어서 혹 굶는 상황이 생길까봐 지레 쌀을 공수해 주신다.

 

일층이어서 다행이지 지고 나르면 정말 디스크 걸릴 뻔 했다^^

쌀자루 옆에  낑겨 있던 것은 뭐시기뭐시기 커피(원두가 아니어서 섭섭하다고 하면 하나님이 꿀밤 때릴 거 같다^^;;).

그 산타 부부는 쓰레빠(지송함다~~)와 노브라(허걱)차림의 나를 태우고 내가 지시하는 대로, 일루 가세요, 절루 가세요, 왼쪽이요, 아, 이 골목이 아닌가? 하면서,

값나가는 SUV 아니면 차 밑창을 긁어먹을 것 같은 험난한 비포장 도로를 곡예운전시키고, 그렇게 꼬불꼬불 산길로 한참 들어가는,

개업한지 열흘 남짓 되었다는 한방 찻집으로 가설랑 보약같은(솔직하게 말한다면 사약같은)쓰디쓴 쌍화차를 먹으면서

비 개인 오후의 자연 풍경을 만끽했다(문장이 넘 길었나....?^^;;)

좋았다.

천국이었다.

(어제, 비오는 저녁나절 어디 갔다 오다가 우연히 들러 한 시간은 족히 놀고 왔는데 오늘 또 출근도장 찍었다!)

넘 짧은 시간이어서 아쉬었지만 바쁜 산타 땜시 채 삼십 분도 못 놀고 일어서야 했다.

차는 내가 사겠노라고 헝겊 지갑 꺼내면서 큰소리 뻥뻥 치는 나를 산타는 가소로운 눈초리로 쳐다보더니만

(그 한방차 값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바지락 칼국수 값보다도 더 비쌌다. 어휴~~)

쓰윽 카드로 긁으셨다.

참, 고마우신, 5월의 산타^^

 

덕택에 밥을 할 때마다 산타의 안녕을 기도하게 생겼넹?

커피를 마실 때마다는 주는 기쁨이 충만하던 그, 산타의 미소를 기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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