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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하루

감옥에 있는 것처럼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1. 12. 29.

좀 전, 이동원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데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

나는 입을 열지 말아야겠다.

나는 길을 가지 않아야겠다.

 

지난 월요일 인사동에서 문우들과 진한 교제를 나누었다.

모처럼 말이 통하는 인간들을 만나니 쉴 새 없이 말이 터져나왔다.

예술혼, 예술 교감, 그리고 서로에 대한 감성 교감.

분위기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해서 결국 자정까지 화려한 말잔치를 벌인 끝에 간신히 집에 왔네.

참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허. 무. 하. 다.

그러니까 나는 헛짓을 한 셈이다.

나의 내면을 드러낸들 무엇을 할 것이며 나의 내면을 알아준들 무엇을 할 것이며

죽이 잘맞아 황홀해한들 무엇을 할 것이며...등등...

 

2011년은 까르페디엠의 해로 정하고 놀만큼 논 것 같다

봄에는 서양화를 배우느라

가을에는 시를 배우느라

물론, 새벽마다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도 잊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공허한 마음에 이곳저곳 잘도 기웃거렸네.

 

201`2년은 세상과 벗들이 되는 해로 정할까 생각 중이다.

너와 나의 담이 허물어지면... 와! 세상 모든 사람들이 벗이 되는!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는!

 

아니면 차라리 감옥에 갈까^^:;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게?

누구도 만나지 못하게?

그 누구와 문학을 핑계로 떠들어대지 못하게?

이제껏 많이 자유로웠으니 이제부터는

감옥에 있는 것처럼 살고 싶다.

모든 에너지를 한 곳으로 응집시키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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