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쪽 블로그 글을 정리하던 중에 발견한 글조각)
눈물젖은 빵의 시간들
작가는 자신의 상처를 뜯어먹고 산다. 자신의 고통과 싸우고 거의 언제나 패배의 경험을 하고 수많은 의혹과 불신과 배반의 기억으로 정신 세계가 황폐해지는 슬픔으로 글을 이어간다. 빈 지갑과 텅 빈 쌀독을 열어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자신의 무능을 괴로워하면서 입술을 깨물며 글을 조탁해 나간다. 작가의 소설은 작가이고 소설은 작가의 세상이고 삶 자체이고 절망의 다름 아니다. 일생동안 허우적거리며 끝없이 회의하며 반항하며 살아가면서 어느 순간 다가오는 개안을 맞이할 때, 마침내 그분이 내게 오시고 눈물 젖은 빵의 시간들을 모두 문장화 시킬 능력을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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