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그러니까 고등학교 1학년 때, 니체의 명언 '신은 죽었다'를 잘난 척하느라고 'Gott ist tot'라고 떠들어대고 쓰고 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어쩐지 멋져 보였던 것이다.
아, 창피해라.
니체의 책을 아마 다이제스트로 읽었거나 삼중당 문고판을 뒤적였거나 하여튼 몇 장이나 겨우 읽었을 것이다.
헤르만 헷세의 '지와 사랑'을 '나르시스 운트 골드문트'해가면서 유식한 척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사춘기때는 지적 과시가 대단한 의미가 있었으므로 그렇게라도 잘난 척을 해야 직성이 풀렸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므로 뒤늦게나마 여러 인문학 강의를 통해 니체의 사상과 역사와 그의 저서 등을 조금이나마 맛보게 된 것은 다행이다.
그렇게 해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개론 정도를 어제 세 강 들었다.
몇 년 전부터 동영상 강의로 니체를 알아가던 중이었으므로 어제로서 일단 희미한 윤곽은 잡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다행.
어제야 비로소 인지된 것은 니체는 예수를 너무너무너무 좋아했다는 것이다. 니체가 공격한 것은 요즘의 개독교같았던 당시의 타협된 불순한 신앙과 교회라는 것이다. 어머나?
그것만으로도 앞으로 필히 짜라투스트라....를 독파할 결심을 갖게 한다.
무식해서 용감했던 지난 날을 떨쳐버리고 좀 더 깊게 알고 싶고 좀 더 깊게 알게 되면 알게 된 만큼 나의 하나님에 대한 사랑도 깊어지기를 기대한다.
비오는날, 아침부터 부침개 한 장 부쳐 먹으면서 팟캐스트를 통해 알게 된 김두식 교수의 책을 새로이 펼쳐 들었다.
이 사람....이전에 전혀 모르던 사람이었는데 점점 좋아지더니만 요즘 들어서는 거의 애정 수준으로 다가가게 된다 하하.
없는 돈에 거금 들여 며칠 전 주문한 책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 앞부분 몇 정 넘겼는데 침이 꼴깍 넘어간다.
그래, 나만 이상한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더란 말이지!!
그리하여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연다.
굿모닝.
(하마터면 굿모닝이 안될 뻔 했다.
오늘부터 새벽 교회에서 시편을 끝내고 잠언을 시작한 것이다. 아, 성경 중에서 내가 제일 싫어하는 잠언을...
한 달 이상을 끌어안게 생겼다.... 하는 수 없지, 이번에 잠언을 읽으면서 조금이라도 덜 싫어하게 되기를 바라는 수밖에...
새벽마다 잠언을 마주해야 한다는 우울함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이러다가 또 알람 울리게 생겼군.
아참, 할머니~ 제가 부침개 두 장 부쳤어요. 얼른 갖다 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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