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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사랑의 쌀 나눔, 내 주변부터!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2. 12. 9.

 

오늘, 주보를 보고 웃음이 터졌다.

사랑의 쌀 나눔이라는 광고를 보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기 위하여 쌀 포대를 들고 오면 성탄절 예배 후 나누어 준다는 좋은 취지였는데

나에게는 이미 사랑의 쌀 나누기가 끝났기 때문이기도 했다.

내가 사랑의 쌀을 나누어 주었느냐고요~? 아니요, 그 반대 상황임다....^^

 

쌀은 너무 무겁다.

운반도 용이하지 않다. 그럼에도 쌀을 부득불 교회까지 들고 오게 하시는 그 이유가 궁금했다.

우리 주위에는 다 잘사는 사람만 있어서 쌀을 나누어 줄 분들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보이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교회에 들고 나오면 교회에서 불우이웃을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곳에 나누어 줄 수 있기 때문에?

혹시 그 어려운 이웃 명단에 나도 끼어있지 않을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을 했다.

단언컨데 우리 가정은 포함되어 있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이다. 왜냐?

교회에서는 각 가정의 어려운 형편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대심방을 왜 하는지 그것도 참 의문이긴 하다.

나는 그 사랑의 쌀 나누기 행사가 교회 밖의 불우이웃만을 위하는 것인지 아니면 교회 안에 계시는 어려운 형편에 계신 분들도 포함하고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한다. 포스터를 곰곰 살펴보건데 아마도 교회 주변의 불우 이웃을 위한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교회 안에서는 그런 분들이 없을까? 그런 분들은 교회 차원에서 어떻게 배려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모르긴 해도 교회 차원에서 많은 도움을 지속적으로 주고 있으리라 믿고 있다.

 

하필 오늘, 예배를 드리는데 인도네시아 유학생 Umi 목사(목사인 줄은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와 함께 앉아 있는 바람에

왕수다를 떨게 되었는데 대략 짐작은 했지만 그토록 힘든 상황인 줄은 몰랐다. 게다가 예배 후 당회를 하는데 왼쪽에는 Umi 목사, 오른쪽에는 (내 생각으로는 우리 교회에서 가장 가난한 측에 들지 않을까 짐작되는 권사님으로 몇 년 전 4년 동안 속회 인도를 하면서 알게 된)모모 권사님이 앉았다. 가난한 사람 삼총사가 줄지어 앉아 있게 된 셈이었다^^;;

Umi 목사에 낼 모레 인도네시아로 떠난다니 쌀 포대를 얻을 이유는 없겠지만 오른쪽 권사님께는 한 포대 드리지 않겠나 싶다... 혹시, 교회에서 어려운 분들 추천하는 제도는 없나 모르겠넹?

 

사랑의 쌀 나눔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쌀은 무거우므로 굳이 교회까지 짊어지고 와야 하나 하는 생각이 우선이다.

내 경험을 이야기한다면.

이번 겨울을 맞이하여 이미 20킬로 쌀 포대 두 개를 받았다. 친구들로부터였다.

한 달 전쯤 한 친구가 문자하기를

"요즘 밥은 먹고 사나 궁금. 쌀 줄께 굶지 마라."

그래서 냉큼 가서 쌀 한 포대 들고 왔다. 가까운 곳에 사니 망정이지 택시값 왕창 나갈 뻔 했다.

이주 전인가 또 한 친구에게 문자가 왔다.

"며칠 전부터 하나님이 계속 싸인을 보내는데 자기에게 쌀 좀 주라넹?"

나는 담양에 처박혀 있는데 친구는 나도 없는 집에 쌀을 짊어지고 와서 부려놓고 갔다. 울 남편 권사님이 좋아하는 홍시 한 박스까징^^

그 가냘픈 몸으로 어떻게 2층 계단을 20킬로나 되는 쌀포대를 들고 왔을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대망의 내일.

어제 한 친구가 다시 전화하여, 이렇게 말했다.

"월요일 쌀 가지러 오소. 온김에 김장 김치도 가져가고!"

고추가루 없어서 김장 못하겠다고 했더니 아예 완성품인 김장김치를 주신다는 것이다 ㅋㅋ

그리하여 친구들이 협찬해준 사랑의 쌀 20킬로 3포대로 이번 겨울을 배 두드리면서 지내게 생겼다.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인데

사랑의 쌀 나누기 같은 행사는 일단

나의 주변에 (나같은 우하하)불우이웃이 있나 잘 살펴보고 일단 그곳의 궁핍함부터 돌본 다음에 교회로 짊어지고 올 일이 아닌가?

무거운 쌀을 먼 교회까지 낑낑대며 들고 가지 않아도 되고, 한꺼번에 모인 쌀을 다시 교회 주변의 이웃에게 나누어 주느라 힘깨나 써야하는데 그럴 필요도 없고 얼마나 좋은가 말이다.

1:1의 나눔에 하나님의 사랑이 표현된다면 더욱 직접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을까.

무명이 아니어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것 아니냐고?

그렇다면 꼭 교회의 이름으로 나누어 주면 그것이 하나님의 영광인가?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면, 내가 곧 하나님의 영광을 보이는 빛의 직분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에게 사랑의 쌀 나누기를 실천한 친구들 모두 그리스도인들이다.

내가 그 친구에게만 고마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들를 그렇게 조종하신(ㅋㅋ) 하나님을 우선적으로 찬양하기를 그 친구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쌀 떨어져가는 것을 미처 모르는데 하나님은 나보다 더 확실하게 아시고 계시다는 그 놀라운 사실에 나의 첫마디는 늘 으악! 이다. 으악, 하나님, 넘 감사! 이런 식 말이다^^

물론 친구들도 고맙다. 그리하여

나는 아침에 중보기도 명단에서 그 친구들의 이름을 보고 이렇게 기도하는 것이다

 

하나님, 요것들의 이쁘고도 기특한 마음 아시지요?

저에게도 좋은 형편과 베품의 마음을 주셔서 이쁜 마음으로 내 주위의 어려운 분들, 청소하시는 분들이나 경비 서는 분들이나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계시는 쓸쓸하고도 고독한 분들에게 사랑을 나눌 수 있게 하여줍소서!

그리고 제가 말하지 않아도 알죠?

요 이쁜 친구들이 일생동안 계속 이웃을 사랑할 수 있도록 능력에 능력을 더하여 줍소서!

 

게다가 내일부터는 기도가 더 길게 늘어나게 생겼다.

Umi 목사와 나의 오른쪽에 계셨던 권사님도 그 누군가의 손길로 좀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겨울 맞이하기를!

그 '누군가'에 저도 제발 한 몫 할 수 있도록 2013년에는 돈벼락이나 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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