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찾아서 -어느 무신론자의 진리를 향한 여정
나는 지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은 사람이 진행하는 팟캐스트를 듣는 중이다.
중간 정도 들었다. 다 듣고 나면 이 책을 사고 싶어할 것 같다.
작년 10월에 발간된 책이니 아직 따끈따끈하군^^
중간 부분 듣다가 굳이 이곳에 들어온 까닭이 있다.
하나님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다.
그러므로 아들이라는 뜻의 의미를 잘(곰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말 때문에.
팟캐스트 진행자 정지우는 아들 역시 생물학적인 존재가 아니고(하나님이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므로 당연 아들도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하나님을 가장 잘 이해한 인간, 또는 하나님과 가장 똑같은 인간, 내지는 하나님의 생각과 가장 일치하는(이런 비슷한 의미) 인간, 으로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흔히 떠올리는 흰수염 길게 난 하나님과 그의 외아들 독생자(미남이고 백인이며 배우 뺨치는 외모의)를 마음에 그리고 있는데 이것은, 음... 그냥 우리의 어리석은, 짧은 생각일 뿐이다.
사십년 넘게 교회에 다닌 경험에 비추어보건데 대개의 사람들은 생각하기 싫어한다. 아니, 하나님에 대하여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당장 내 주변에 포진해 있는 열 사람을 뽑아본다면 그들과 마주 앉아서 하나님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보다는 롯데에서 산 냄비세트가 얼마나 좋은지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은혜롭다. 나는 정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몇 번 시도해 보았지만 전혀 피드백이 되지 않았던 슬픈 경험이 있었다. 너만 잘났니? 너만 아니? 나도 너만큼은 믿음 있거든, 하는 완강한 저항의 몸짓을 보려고 내가 이야기를 시도한 것은 절대 아니었는데. 사랑하는 내 친구들에게 나의 접근방법 자체가 그닥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을 고백한다. 나는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너희들은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니? 어떤 방법으로 사랑하니? 그런데 그런 거 물어본 적이 없다. 누가 나에게 물어본 적도 없다.
나는 좀더, 입이 있는 인간이라는 종자들과 언어가 통한다는 그 멋진 소통수단으로 각자의 하나님을 끄집어내어 야들아 우리가 지금 잘 믿고는 있는 것이드냐, 하면서 깊게 속내를 풀어놓고 싶었다.
거칠게 말하면 종교 생활, 교회 생활(이런 말이 통용된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지만) 안에서만 활동하시는 하나님을 그려보는 것 같다. 같은 교회를 다니는 몇 사람들과의 대화도 (자진왕따인 나는 끼어들지도 못하고 옆에서 듣기만 해도)허무하기 짝이 없다. 그들은 교회 목사님에 대하여 사모님에 대하여 다른 교회에 간 성가대지휘자의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하여 점심 식사의 부실함에 대하여 어느 교인의 부도난 사업에 대하여 지하 로비의 비좁은 공간에 대하여 이사 심방 간 교인의 턱없이 과도한 접대에 대하여 지난 주 새로 산 차의 효능에 대하여 이번 주 여선교의 주방 봉사에 대하여 중보기도팀의 단합대회에 대하여 장로님의 어이없는 실직에 대하여 찬양팀의 옷차림이 거슬리는 것에 대하여 주차담당 위원의 비효율적인 주차관리에 대하여....끝도 없이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하나님은 교회안에만 계셨고 예배에만 존중받으셨고 기도 할 때만 어디선가 튀어나와 절절하고도 간곡하고도 현실적인 주문상황을 접수하셨다.
나를 포함한 교인들의 마음 속에는? 아마, 하나님을 가장한 나의 자아가 한가운데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겠지.
나도 열심히 교회에 다녔으나 그 안에서 허우적거리며 살았다. 절대 불행하지는 않았다. 나름 즐거웠고 나름 행복했고 나름 신이 나서 뛰어다녔다. 지금도 토요일 밤만 되면 내일 교회 갈 생각으로 가슴이 뛴다. 이것은 진심이다.
다만 가끔 정신이 이상하게 돌아갈 때면, 아니 제정신이 돌아올 때면 내가 생각하고 그려놓은 하나님이 과연 하나님이라면 하나님은 정말 쪼잔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있었다.
아니, 언어의 한계에 부딪쳐 나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일단, 나는 궁금한 점이 많았고 자주 질문이 튀어나왔다. 이게 뭥미?
도덜드 밀러의 말을 빌린다면 나도 도덜드 밀러처럼 이런 경우의 사람인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 어려움 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들이는데,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해할 수 없었다. 나 자신은 어려움을 겪는 쪽에 속했다..."
...하지만 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조금씩 하나님을 향한 행보를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즐거운 여정이다.
왜냐하면, 나는 하나님이 좋기 때문이다. 정말 좋다. 예수님은 말할 것도 없다. 엄허나. 이를 어떡한담?
지금 내가 예수님, 하고 쓰는 순간, 벌써 오래전부터 뇌리속에 각인되어 있는 멋진 컬의 긴 머리를 가진 미남 배우형 예수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정말 나로서는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인가? 에휴...
내가 이 책을 읽는다면 읽고 난 후에 한 뼘쯤 자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두서없이 마구 썼다. 이런 글은 안쓰려고 맘 먹었는데 내 손이 지맘대로 마구 써버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이것은 변명)
더 쓰고 싶은데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은 이상한 기분으로 그만 써야지 하고 일어선다.
오늘의 점심은 빠네파스타와 떠먹는 감자피자다. 와~
진리를 아는 것이 삶을 파괴한다 해도 나는 알고 싶다
『신을 찾아서』는 《긍정의 배신》을 쓴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무신론자이자 과학자로서 자신이 만난 ‘신’과 ‘진리’를 규명하고자 한 끈질긴 탐색의 기록이며, 자신의 삶의 “끈적끈적한 부분들”까지도 솔직하게 돌아본 회고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뼛속까지 무신론자임을 안다면 그가 말하는 ‘신’이 결코 우리가 아는 그 신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아동 학대에 가까울 정도로 몰아세웠던 현실주의자 부모, 그로 인해 마음을 닫고 ‘유아론’으로 자신을 지켜야 했던 소녀 시절, ‘초자연적 비전’을 갖게 된 기묘한 경험, 10대 후반에 겪은 정신의 붕괴, 부모의 자살 시도 등 일생에 걸친 탐색의 여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과학, 종교, 인간에 대한 개인적이면서도 우주적인 회고는 오늘날의 그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
1941년 미국 몬태나 주에서 태어났다. 록펠러 대학에서 세포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도시 빈민의 건강권을 옹호하는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다가 전업 작가로 나섰다. 2001년, 저임 노동자의 생활을 잠입 취재해 『노동의 배신(Nickel and Dimed)』을 썼고 이 책이 미국 내에서 15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생활 임금 논쟁에 불을 붙였다. 2011년에는 자기계발서와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심리학 등 사회 곳곳에 만연한 긍정주의의 폐해를 낱낱이 파헤친 『긍정의 배신』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여 권의 책을 썼으며 현재 『뉴욕 타임스』 『타임』 『하퍼스』 『네이션』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현장에 밀착한 글쓰기와 노동자, 여성, 소수자 등을 위한 사회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긍정의 배신』은 에런라이크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지난 2000년 유방암으로 치료를 받던 그는 다른 환자들에게서 '암은 축복'이라는 식의, 극도로 긍정적인 태도를 목격한다. 이를 통해 긍정주의가 얼마나 깊게 퍼졌는지 깨닫고, 자기계발서와 동기 유발 산업, 초대형 교회, 긍정심리학 등 사회 곳곳에서 사람들을 옥죄는 긍정 이데올로기를 추적한다. 그 결과물인 이 책은 출간 직후 언론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으며 독자들 사이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켜 화제가 되었다.
역자 전미영
-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 및 대학원을 졸업했다.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등 언론사 국제부에서 주로 일했고, 비영리재단인 푸르메재단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좋은 책을 찾고 번역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저서로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경제이야기』, 역서로는 『노동의 배신』 『긍정의 배신』 『오! 당신들의 나라』 『조금 달라도 괜찮아』 『숏버스』 『부모가 알아야 할 장애 자녀 평생 설계』 『사랑받지 못한 어글리』 『무언의 속삭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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