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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설, 2015

이래저래 오마넌은 있어야

by 이숙경(2011canna@hanmail.net) 2015. 3. 26.

Now Playing: The Humming Chorus by Giacomo Puccini

 

허밍이 더욱 많은 울림을 줄 때가 있다.

이런 아름다운 허밍을 들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충만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어쩌면 말은 필요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입을 다물고 노래하는 것. 입을 다물고 이야기하는 것.

 

작가는

입을 꾹 다물고 내면의 이야기를 그저 글로만 형상화시켜야 하는 것은 아닐까.

모든 에너지를 손끝으로 모으면서 말이다.

 

푸치니에게도 감사하고

이 밤을 누리게 하시는 나의 하나님께도 감사하고

나를 밝혀주는 저 노란 갓등의 불빛에게도 감사하고

그 갓등을 선물해 준 선배도 불현듯 감사하고

 

또 불현듯

감사헌금하고 싶은 마음을 주신 것도 감사한데

텅 빈 지갑을 털어보며 이렇게 시 한 줄 읊는다

 

이래저래 한 오마넌은

더 있어야 쓰겠는 밤이다

 

(야참으로 크림수프를 먹을까말까하는 밤)